미국은 되지만 한국은 힘든 이유가 있다
미국의 온라인 경제매체 <Business Insider>가 소개한 한 가족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5인 가족이 60평이 넘는 대형 주택에서 약 24평 남짓한 침실 하나짜리 아파트로 이사한 뒤 거의 3년째 만족스럽게 살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인의 상식으로 보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이다. 자녀 셋을 둔 가족이 침실 하나짜리 아파트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희생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가족은 오히려 작은 집으로 옮긴 뒤 삶이 좋아졌다고 말한다.
<Business Insider>가 전한 이 가족의 이야기는 단순한 '다운사이징' 성공담이 아니다. 그것은 현대슬롯에서 우리가 무엇을 성공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이 가족은 남편과 아내, 세 자녀 등 다섯 명으로, 과거 약 2,100제곱피트, 우리 기준으로 약 195㎡에 해당하는 침실이 다섯개인 주택에서 살았다. 넓은 집과 많은 물건을 갖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주택 유지비와 각종 지출에 쫓기면서 경제적으로 계속 뒤처지고 있다는 압박을 느꼈다고 한다. 여기에 아내가 뇌 질환 진단을 받고 수술까지 받으면서 큰 집을 관리하는 부담은 더욱 커졌다.
결국 2024년 기존 주택을 임대하고 약 74㎡의 작은 아파트로 옮겼다. 처음에는 1년 정도만 머물면서 재정 상황을 회복한 뒤 토지를 구입해 적당한 단독주택을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수술과 회복 과정이 길어지면서 계획은 연기됐고, 어느덧 3년 가까이 같은 집에서 살게 됐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가 생겼다. 가족은 작은 공간에 적응했고, 매달 약 900달러의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 그 돈으로 저축하고 의료비 같은 예상하지 못한 지출에 대응했으며, 미래를 위한 토지도 구입했다.
아이들의 침대가 놓인 방은 남편의 재택근무 공간으로도 사용되고, 거실에는 부부의 침대가 놓여 있다. 식사 공간은 가족실과 놀이방 역할을 한다. 아이들은 장난감을 서로 돌려 쓰고, 필요 없는 물건은 기부한다. 날씨가 좋으면 집 밖으로 나가 수영장이나 도서관,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낸다.
물론 단점도 있다. 다섯 명이 작은 집에 살다 보니 사생활은 거의 없고, 아이들이 시끄럽게 놀 때 피할 공간도 없다. 물건이 조금만 늘어나도 집 전체가 혼잡해진다.
그럼에도 이 가족은 작은 집에서 사는 것이 오히려 가족을 더 가깝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큰 집을 유지하기 위해 소비했던 돈과 시간에서 벗어나면서 자신들이 정말 원하는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집의 크기가 아니다. 집이 삶의 목적이 아니라 삶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똑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물론 한국에서도 60평 아파트에 살던 5인 가족이 30평으로 옮기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60평에서 30평으로 줄어드는 것이 미국의 사례처럼 단순히 생활비를 절약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합리적 선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한국에서 집은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집은 한 가정의 현재이면서 동시에 미래다.
집은 아이가 어느 학교에 다닐 것인가를 결정하고, 부모의 노후를 좌우하며, 가족의 자산 규모를 결정하고, 결혼과 출산의 가능성까지 영향을 미친다. 집값이 오르면 자산이 늘어나고, 집값이 떨어지면 가정의 재산이 감소한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 집을 선택하는 것은 단순히 몇 평에서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다.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문제다.
바로 이것이 미국의 사례가 한국에서 그대로 적용되기 어려운 첫 번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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