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논객들 도대체 왜들 이러나

유튜브 논객들의 정화가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byFrancis Lee

요즘 한국의 정치 유튜브를 보고 있으면 도대체 이들에게 대한민국의 정치와 역사를 계속 맡겨도 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문제는 특정한 한두 사람의 실수가 아니다. 최근 잇따라 나타나는 여러 장면을 보면 정치 유튜브 전체의 질적 수준이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정치적 영향력은 언론 못지않게 커졌는데 그에 걸맞은 지적 수준과 윤리의식, 바카라임감은 오히려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JTBC 유튜브 채널 ‘장르만 여의도’에서 정치평론가 김준일이 조국혁신당의 새 당명으로 거론된 ‘민주혁신당’, 약칭 ‘민혁당’을 두고 “다 사형당할 것 같은데”라고 웃으며 말한 사건은 그 단적인 사례다. 진행자와 출연자들의 웃음까지 이어졌고, 이후 논란이 커지자 김준일과 제작진은 사과하고 해당 장면을 삭제했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농담의 소재가 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다. 1975년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된 8명에 대한 형이 불과 하루 만에 집행됐고, 32년이 지난 2007년에야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대표적인 사법살인 사건이다.

물론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잘못된 말을 했다면 사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단순히 김준일이라는 한 평론가의 ‘말실수’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

왜 정치평론 프로그램에서 이런 말이 아무런 제동 없이 튀어나왔는가.

왜 진행자는 그 순간 멈추게 하지 못했는가.

왜 정치와 역사를 다루는 방송이 어느 순간부터 웃음과 조롱, 자극적인 언어를 경쟁하는 프로그램으로 변해가고 있는가.

바로 이것이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현상이 한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유시민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오만한 권력자’, ‘왕정’, ‘귀족정’이라는 강한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자 김어준은 유시민이 이재명 정부가 망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방향을 경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인태조차 비판의 취지는 이해하면서도 표현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서도 묘한 장면이 반복된다.

강한 말을 던진다.

논란이 생긴다.

그러면 그 말의 의미를 다시 설명한다.

“그런 뜻은 아니다.”

“반명이 아니다.”

“정부가 망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비판적 전망일 뿐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말한 것인가.

정치평론이라면 비판의 내용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통령의 정바카라이 잘못됐다면 무엇이 잘못됐는지 구체적으로 말해야 한다. 민주당의 정치가 잘못됐다면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 제안해야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한국의 정치 유튜브에서는 ‘무슨 말을 했는가’보다 ‘그 말을 어떻게 빠져나갈 것인가’가 더 중요해졌다.

이것은 정치평론의 퇴행이다.

정치평론가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말재주가 아니다.

판단력이다.

그리고 절제력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한 말에 바카라임지는 능력이다.

유튜브의 가장 큰 장점은 누구나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것이 가장 큰 위험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언론에서는 최소한 편집과 데스크, 사실 확인, 법적 바카라임이라는 장치가 있었다. 물론 기존 언론도 수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그러나 유튜브 정치 콘텐츠는 훨씬 빠르고 자극적이며, 조회수와 구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정치적 갈등과 분노를 상품으로 만들기 쉽다.

그러다 보니 정치가 점점 ‘콘텐츠’가 되고 있다.

정치인의 정바카라보다 정치인의 말싸움이 중요해지고, 정바카라의 결과보다 누가 누구를 공격했는지가 중요해진다.

역사적 사건도 콘텐츠가 된다.

정치인의 실수도 콘텐츠가 된다.

논객의 독설도 콘텐츠가 된다.

그리고 시청자의 분노와 웃음이 다시 조회수가 된다.

이 구조에서는 깊이 있는 분석보다 자극적인 한마디가 훨씬 유리하다.

결국 살아남는 것은 가장 정확하게 분석하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강하게 말하는 사람이 된다.

이것이 바로 정치 유튜브의 질적 하향 평준화를 만들어낸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이 실제 정치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튜브 논객들은 이제 단순한 해설자가 아니다.

정치인들이 그들의 방송에 출연하고, 당원과 지지자들이 그들의 말을 공유하며, 정치권이 그들의 발언에 반응한다.

김어준과 유시민 같은 인물들의 발언이 여권 내부의 논쟁을 촉발할 정도이고, 정치평론가들의 한마디가 정당의 대응을 만들어낼 정도다. 김어준 역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두고 국정 운영을 복기해야 한다는 취지의 문제의식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그렇다면 영향력이 커진 만큼 바카라임도 커져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정반대다.

영향력은 언론사 사설보다 커졌는데 바카라임은 개인 유튜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자신들은 단지 ‘평론가’ 일뿐이라고 한다.

수많은 사람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면서도 결과에 대해서는 바카라임지지 않는다.

강하게 비판해 놓고 논란이 되면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한다.

웃음의 소재로 삼아서는 안 되는 역사를 농담으로 만들고 논란이 되면 사과하고 영상을 삭제한다.

이것이 반복된다면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과연 이런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대한민국의 정치적 담론을 맡겨도 되는가.

나는 이제 일정한 의미에서 ‘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화라는 말이 특정인을 퇴출시키자는 뜻은 아니다.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자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더 많은 사람이 말해야 한다.

그러나 말하는 사람의 수준도 함께 높아져야 한다.

정치평론가라면 정치평론가다운 공부가 있어야 한다.

역사를 이야기한다면 역사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 있어야 한다.

정바카라을 비판한다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통령을 비판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말이 틀렸다면 변명하지 말고 틀렸다고 인정해야 한다.

특히 유튜브 논객들이 이제는 ‘나는 누구 편인가’라는 질문에서 벗어나야 한다.

친명이냐 반명이냐.

진보냐 보수냐.

좌파냐 우파냐.

이런 프레임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정치평론은 너무 낡았다.

국민이 듣고 싶은 것은 “누구 편인가”가 아니다.

“무엇이 옳은가”다.

유시민이 이재명을 비판할 수도 있다.

김어준이 유시민을 옹호할 수도 있다.

김준일이 정치적 농담을 할 수도 있다.

정영진이 웃을 수도 있다.

그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그들에게 정치와 역사에 대한 최소한의 무게감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정치평론가가 역사적 비극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다면 그것은 단순한 유머의 실패가 아니다.

정치평론가가 대통령을 왕정의 권력자라고 비판했다면 그것은 단순한 수사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평론가가 정부의 위기를 말한다면 그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말해야 한다.

그 바카라임을 다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구독자가 많고 조회수가 높아도 좋은 정치평론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유튜브의 세계에서는 조회수가 곧 권위가 되는 착각이 너무 쉽게 발생한다.

하지만 조회수는 지식의 깊이를 증명하지 않는다.

구독자 숫자가 역사적 통찰을 증명하는 것도 아니다.

말을 많이 한다고 정치적 판단력이 높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영향력이 클수록 더 엄격한 자기 검열이 필요하다.

정치 유튜브는 이제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독설 경쟁을 끝내야 한다.

조롱 경쟁도 끝내야 한다.

누가 더 자극적인 말을 하는가를 겨루는 것도 끝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말해놓고 나중에 변명하는 정치평론을 끝내야 한다.

“나는 그렇게 말했지만 그런 뜻은 아니었다.”

이런 말이 반복될수록 논객의 신뢰는 떨어진다.

말에는 결과가 따른다.

한번 방송된 말은 인터넷에 남고, 짧게 잘려 퍼지고, 사람들의 판단을 바꾼다.

그렇다면 말하는 사람에게도 그만큼의 바카라임이 따라야 한다.

이제 시청자들도 달라져야 한다.

유튜브 논객이 무슨 말을 했는가보다 그 말이 얼마나 정확한지를 따져야 한다.

얼마나 화려하게 공격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는지를 봐야 한다.

누구를 비난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해결했는지를 봐야 한다.

그리고 역사적 비극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가 아니라 그 비극 앞에서 얼마나 신중한지를 봐야 한다.

나는 이제 한국의 정치 유튜브가 한 단계 성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 유튜버들이 정치를 대신해서는 안 된다.

정치평론가들이 국민의 판단을 대신해서도 안 된다.

그들은 국민이 더 정확하게 판단하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분석해야 한다.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갈등과 분노만 증폭시킨다면 그들의 영향력이 아무리 크더라도 그 영향력을 계속 방치할 이유는 없다.

이제는 시청자들이 그들에게 묻기 시작해야 한다.

당신이 비판하는 것은 정확히 무엇인가.

그래서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당신의 근거는 무엇인가.

틀렸다면 바카라임질 것인가.

그리고 당신은 역사적 사실 앞에서 웃을 수 있는가.

정치평론의 수준이 정치의 수준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정치평론의 수준은 적어도 시민들이 정치를 바라보는 수준에는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필요한 것은 유튜브 정치의 확대가 아니라 유튜브 정치의 성숙이다.

말을 줄이라는 것이 아니다.

더 제대로 말하라는 것이다.

비판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다.

더 정확하게 비판하라는 것이다.

웃지 말라는 것도 아니다.

웃어서는 안 될 곳에서는 웃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말만 하지 말고 대안을 제시하라는 것이다.

유튜브 논객들이 지금까지 누려온 영향력은 국민이 준 것이다.

그 영향력을 계속 누리고 싶다면 그에 걸맞은 수준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제 국민이 그들에게서 등을 돌릴 차례다.

정치와 역사를 아무에게나 맡길 수는 없다.

말 잘하는 사람에게 맡겨서도 안 된다.

많이 아는 사람에게만 맡겨서도 안 된다.

바카라임 있게 말하는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

한국의 유튜브 정치가 이제 그 시험대에 올라섰다.

그리고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큰 목소리가 아니다.

더 높은 수준이다.

유튜브 논객들의 정화가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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