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과 김어준, 왜 반명이 아니라고 변명만 하는가?

유튜브 논객들의 말장난은 이제 멈춰야 한다

byFrancis Lee

유시민과 김어준의 최근 행보를 보고 있으면 한 가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무엇을 비판하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유시민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오만한 권력자’, ‘왕정과 귀족정’, ‘백성들과 다투는 모습’이라는 강한 표현을 쏟아냈다. 그런데 정작 김어준이 그 비판을 방어하는 방식은 황당하다. 유시민이 이재명 정부가 망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렇게 가면 망할 수 있다고 비판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그래서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정부가 잘못 가고 있다면 무엇을 고쳐야 하는가. 대통령이 오만하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국정 운영을 바꿔야 하는가. 민주당이 문제라면 어떤 인물을 배제하고 어떤 제도를 바꾸어야 하는가. 연임 개헌이나 공소취소가 문제라면 그것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등장하는 것은 프레임이다.

‘반명이 아니다.’

‘정부가 망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비판적인 전망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정치비평인가.

나는 이것을 비평이라기보다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유시민은 이재명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김어준은 그 비판을 다시 해석해 방어한다. 그러고는 둘 다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발짝 뒤로 물러난다. 비판은 했지만 반명은 아니라고 하고, 강한 표현을 사용했지만 정부가 잘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주장한 것인가.

정치평론가라면 정치적 바카라임이 따라야 한다.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정확히 말하고,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를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평론이다.

그런데 지금 유튜브 정치논객들의 세계에서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강한 말을 한다.

조회수를 끌어올린다.

지지층의 감정을 자극한다.

정치적 파장을 만든다.

그러고 나서 문제가 생기면 “그런 뜻이 아니었다”라고 한다.

이것은 정치적 말장난이다.

유시민의 문제는 특히 그렇다.

그는 한국 정치에서 누구보다 오랫동안 정치적 언어의 힘을 이용해 온 사람이다. 그렇다면 누구보다 언어에 바카라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에게 ‘왕정’, ‘귀족정’, ‘백성과 다투는 권력자’라는 표현까지 사용해 놓고 이제 와서 “이재명 대통령은 여론을 살피는 사람이고, 그것마저 무너지면 방법이 없다”라고 말한다.

이것이야말로 갈지자 행보가 아닌가.

한쪽에서는 정권의 위기를 경고하고 다른 쪽에서는 정권의 마지막 희망을 이야기한다.

대통령을 강하게 몰아붙였다가 다시 대통령의 선의를 믿어보자고 한다.

정권의 문제를 지적했다가 반명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이런 식이라면 정치평론가가 아니라 정치적 안전장치를 설치한 논객에 가깝다.

김어준 역시 자유롭지 않다.

그는 유시민의 비판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향해 “반명”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유시민은 정부가 망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가면 망할 수 있다고 전망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맞다. 비판과 반대는 구분해야 한다.

하지만 김어준은 그다음 질문을 피한다.

유시민의 비판이 옳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김어준 자신은 무엇을 제안하는가?

그는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까 고민하고 모색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것은 너무 추상적이다.

국가를 운영하는 것은 “고민해 보자”로 되는 일이 아니다.

경제정바카라이라면 세율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재정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말해야 한다. 부동산이라면 공급을 어떻게 늘릴 것인지, 세제는 어떻게 바꿀 것인지 말해야 한다. 민주당의 당내 갈등이 문제라면 공천과 당 운영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 말해야 한다. 대통령의 리더십이 문제라면 어떤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지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유튜브 논객들의 말은 거기까지 가지 않는다.

항상 감정과 해석에서 멈춘다.

“심각하다.”

“위기다.”

“오만하다.”

“이대로 가면 안 된다.”

“정부가 망하면 안 된다.”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침묵한다.

이것이 내가 지금 유시민과 김어준을 비롯한 유튜브 정치논객들에게 묻고 싶은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다.

당신들은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할 만큼 많은 말을 한다. 대통령에게도 말을 하고, 여당에도 말을 하고, 국민에게도 말을 한다. 그런데 정작 바카라임져야 할 순간이 오면 자신들의 말을 다시 해석한다.

강한 비판을 했으면 강한 바카라임을 져야 한다.

“나는 그런 뜻으로 말한 것이 아니다”라고 빠져나갈 것이 아니라 “나는 이것을 문제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고쳐야 한다”라고 말해야 한다.

그것이 지식인의 바카라임이고 논객의 바카라임이다.

더구나 유시민과 김어준은 평범한 유튜버가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을 만드는 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인물들이다. 유인태 전 사무총장 역시 이재명 대통령을 만든 주요 인물로 이해찬·유시민·김어준을 거론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더욱 바카라임 있게 말해야 한다.

“우리가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정치적 영향력을 누렸다면 “우리가 무엇을 잘못 판단했는가”도 설명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모습은 정반대다.

잘될 때는 자신들의 판단이 옳았다고 말한다.

문제가 생기면 대통령이 잘못했다고 한다.

대통령을 비판하면서도 반명은 아니라고 한다.

정부의 위기를 말하면서도 정부가 잘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국민이 잘 판단해야 한다고 한다.

이것은 정치적 바카라임의 외주화다.

나는 이것이 오늘날 한국 유튜브 정치의 가장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유튜브는 정치적 영향력을 엄청나게 확대했지만 정치적 바카라임은 확대하지 않았다.

텔레비전 토론이나 신문 칼럼은 적어도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나의 논지를 완성해야 한다. 하지만 유튜브 정치에서는 한 시간 동안 수많은 말을 쏟아낼 수 있다. 오늘은 A라고 했다가 내일은 A가 아니라 B라고 해석한다. 논란이 생기면 “내 말의 취지는 그것이 아니었다”라고 빠져나간다.

이른바 갈지자 정치평론이다.

그런데 국민은 바둑판 밖에서 훈수하는 사람들의 말보다 이제 실제로 어떤 수를 두어야 하는지를 듣고 싶어 한다.

정치평론가가 대통령에게 “그 수는 잘못됐다”라고 말할 수 있다.

좋다.

그렇다면 다음 말을 해야 한다.

“그러니 이 수를 두십시오.”

그게 없다면 그것은 평론이 아니라 훈수다.

더 나쁘게 말하면 정치적 흥행이다.

유시민에게 묻고 싶다.

정말 이재명 정부가 걱정된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바꾸라고 말할 것인가.

김어준에게도 묻고 싶다.

정말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란다면 대통령과 민주당에 어떤 정바카라과 어떤 정치적 행동을 요구할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고 “반명이 아니다”라는 말만 반복한다면 그것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국민은 이제 말싸움에 지쳤다.

정치인의 말장난에도 지쳤고, 정치평론가의 말장난에도 지쳤다.

누가 누구를 좋아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누가 누구를 만들었느냐도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누가 옳으냐를 둘러싼 유튜브 논쟁이 아니라 무엇이 국가에 도움이 되는지를 놓고 벌이는 정바카라 논쟁이다.

유시민이 이재명 정부를 비판할 자유는 당연히 있다.

김어준이 유시민을 옹호할 자유도 있다.

그러나 국민에게는 그들에게 다시 질문할 권리가 있다.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이제 그들의 현란한 말솜씨는 더 이상 지적 통찰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비판하고 싶으면 비판하라.

그러나 바카라임 있게 비판하라.

대통령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무엇이 잘못됐는지 정확하게 말하라.

그리고 어떻게 고칠 것인지 대안을 제시하라.

그렇지 않다면 “반명이 아니다”, “망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비판적 전망일 뿐이다” 같은 말장난으로 자신의 정치적 위치를 설명하는 일부터 그만두어야 한다.

정치에는 비판이 필요하다.

그러나 비판만 하는 정치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더구나 비판하고 나서 비판하지 않았다고 변명하는 정치평론은 더욱 그렇다.

이제 유시민과 김어준을 비롯한 유튜브 논객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자극적인 말이 아니다.

말에 대한 바카라임이다.

그리고 대안이다.

국민은 이제 그들의 말솜씨가 아니라 그들이 제시하는 해법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반명이 아니다.”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바로 그것이 지금 유시민과 김어준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Francis Le···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독일에서 오래 살면서 종교와 여행과 문화 탐방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지식으로 농사를 짓게된 사람입니다.

1,426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83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506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부동산은 결코 잡을 수 없는 미꾸라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