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쉬고 노인이 일하는 나라가 되었나?

한국 고용시장의 비정상의 정상화가 심화되고 있다

byFrancis Lee

한국 경제의 미래를 보여주는 가장 무서운 숫자는 성장률이나 주가지수가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기업이 누구를 뽑고 누구를 남겨두는지를 보여주는 고용구조가 한국 경제의 미래를 훨씬 정확하게 말해준다.

최근 발표된 500대 기업의 고용자료는 그래서 심상치 않다. 연령별 고용자료를 공개한 132개 기업을 보면 2023년부터 2025년 사이 30세 이하 직원은 26만7343명에서 23만434명으로 13.8% 감소했다. 반면 50세 이상은 22만1333명에서 23만1848명으로 4.8% 증가했다. 2023년에는 30세 이하 직원이 50세 이상보다 많았지만, 2025년에는 그 순서가 뒤집혔다.

더 심각한 것은 신규 채용이다. 자료를 공개한 113개 기업의 신규 채용은 2023년 10만9456명에서 2025년 9만2680명으로 15.3% 감소했다. 신규 채용 가운데 30세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도 56.4%에서 51.1%로 떨어졌다. 반면 50세 이상은 8.3%에서 11.2%로 늘었다.

이것은 단순한 청년 취업난이 아니다. 한국 경제의 세대교체가 느려지고 있다는 신호다.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전체 고용인원이다. 같은 기업들의 전체 고용은 2023년 126만2928명에서 2025년 125만9051명으로 거의 변하지 않았다. 기업이 사람을 대량으로 내보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기존 인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인력의 유입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이 현상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정확하게 보여준다. 기업은 미래가 불확실할수록 신규 채용을 줄인다.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고 조직을 확대하기보다는 기존 사업과 기존 인력을 유지하는 쪽을 선택한다. 경제가 성장하고 새로운 시장이 열릴 때에는 젊은 인력이 필요하지만, 성장이 정체되면 기업은 기존 조직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따라서 지금 나타나는 현상을 단순히 "노인이 청년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너무 쉬운 결론이다. 문제의 본질은 한국 기업들이 새로운 사람을 뽑을 만큼 충분히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노인이 오래 일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초고령슬롯로 진입한 한국에서 60대와 70대가 자신의 경험과 능력을 활용해 계속 일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오히려 고령자의 노동시장 참여를 확대할 필요도 있다.

문제는 고령자의 고용 증가와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고령자가 일하는 나라와 청년이 일하지 못하는 나라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전자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적응일 수 있지만, 후자는 경제의 신진대사가 멈추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경제가 건강하려면 끊임없는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기존 인력이 경험을 전달하고 새로운 세대가 들어와 새로운 기술과 사고방식을 가져와야 한다. 낡은 산업은 축소되고 새로운 산업이 성장해야 한다. 기존 기업이 쇠퇴하면 새로운 기업이 등장해야 한다. 이것이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의 핵심이다.

그런데 기존 기업과 기존 인력은 그대로 있는데 새로운 사람만 들어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는가.

경제는 겉으로는 안정되어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늙어간다.

바로 이것이 지금 한국 경제가 직면한 위험이다.

특히 이 문제는 인구감소와 결합하면서 더욱 심각해진다. 한국에서는 청년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일반적으로 청년 인구가 희소해지면 청년의 노동시장 가치가 높아져야 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오히려 청년의 대기업 진입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것은 인구 문제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기업과 산업이 충분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모든 기업에서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반도체와 바이오처럼 성장하는 산업에서는 청년 채용을 크게 늘린 기업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청년층 신규 채용이 2023년 228명에서 2025년 2560명으로 크게 증가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청년 신규 채용을 늘렸다. 반면 현대자동차처럼 청년층 신규 채용이 크게 감소한 기업도 있다.

이 차이는 중요한 사실을 말해준다.

청년 일자리 문제는 단순한 세대 문제가 아니라 산업구조의 문제다.

성장하는 산업은 젊은 사람을 필요로 한다.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시장이 등장하면 새로운 인력이 필요하다. 반대로 성장이 정체된 산업은 기존 인력을 유지하면서 신규 채용을 줄인다.

앞으로 한국 경제에서 더욱 심각해질 문제는 바로 이 산업 간 고용 양극화일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AI, 바이오, 첨단 제조업 같은 성장산업에서는 고숙련 인력이 부족해질 것이다. 반면 전통 제조업이나 건설업, 일부 내수산업에서는 고용이 계속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한국은 사람이 없는 나라가 아니라 필요한 곳에 필요한 사람이 없는 나라가 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노동시장의 문제가 아니다. 경제 전체의 생산성과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리는 문제다.

청년에게 취업수당을 주고 기업에 청년 한 명을 추가 채용하면 보조금을 주는 방식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 정바카라은 일자리의 숫자를 일시적으로 늘릴 수는 있지만 일자리의 생태계를 바꾸지는 못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청년에게 일자리를 나누어주는 정바카라이 아니라 청년이 필요한 경제를 만드는 정바카라이다.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야 하고 새로운 기업이 등장해야 한다. AI가 기존 업무를 대체한다면 AI와 결합한 새로운 직업이 만들어져야 한다. 제조업이 자동화된다면 높아진 생산성을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의 창출로 연결해야 한다. 고령화가 진행된다면 의료·돌봄·실버산업을 성장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

대학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처럼 산업의 변화와 무관하게 학과와 학위만 만들어내는 방식으로는 미래의 노동시장을 감당할 수 없다. 대학은 평생교육과 재교육의 중심으로 바뀌어야 하고, 기업과 대학의 연결도 훨씬 강해져야 한다.

정년연장 문제 역시 같은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초고령슬롯에서 고령자가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정년만 연장하고 기업의 임금체계와 직무체계를 그대로 둔다면 기업은 신규 정규직 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60대의 고용안정과 20대의 취업난이 충돌한다.

따라서 정년연장과 함께 반드시 연공서열형 임금체계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임금이 자동적으로 올라가는 구조에서는 고령자 고용의 비용이 지나치게 커진다. 직무와 능력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구조로 바꾸면 고령자의 경험을 활용하면서 동시에 청년에게 새로운 진입공간을 만들 수 있다.

세대 간 일자리의 제로섬 게임을 끝내야 한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문제는 노동시장 자체가 아니라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이다.

기업이 미래를 믿지 못하면 사람을 뽑지 않는다.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믿으면 사람을 뽑는다. 새로운 기술이 돈이 될 것이라고 믿으면 사람을 뽑는다. 새로운 사업이 성공할 것이라고 믿으면 젊은 인재를 데려온다.

결국 청년 채용은 기업의 미래 기대를 반영하는 경제지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한국의 청년 채용 감소는 매우 불길하다.

한국 경제가 기존 사업을 유지하는 데는 성공하고 있지만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데는 점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업률이 낮다고 안심해서도 안 된다. 전체 고용률이 높다고 노동시장이 건강하다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지면서 전체 고용률이 유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누가 일하고 있는가.

어떤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가.

얼마나 생산적인 일을 하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젊은 세대가 경제에 진입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청년의 경제적 진입이 늦어지면 취업만 늦어지는 것이 아니다. 소득 축적이 늦어지고 주택 구입이 늦어진다. 결혼과 출산도 늦어진다. 결국 저출생이 심화되고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든다. 내수시장이 축소되고 기업의 성장기회도 줄어든다. 그러면 기업은 다시 신규 채용을 줄인다.

청년 고용 감소가 인구감소를 심화시키고, 인구감소가 다시 청년 고용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 경제는 단순히 작아지는 것이 아니다.

젊은 세대가 미래를 믿지 않는 경제가 된다.

그것이 가장 위험하다.

경제의 성장은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들의 기대의 문제이기도 하다. 케인스가 말한 '동물적 본능'이라는 것도 결국 미래에 대한 기대와 연결된다. 기업이 미래를 낙관하면 투자하고 사람을 뽑는다. 개인이 미래를 낙관하면 교육하고 결혼하고 집을 사고 아이를 낳는다.

반대로 기업과 개인 모두 미래를 비관하면 경제는 움츠러든다.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청년 고용의 위축은 바로 그 미래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고 있다는 징후일 수 있다.

그래서 이 기사를 단순히 "청년 취업난이 심각하다"는 기사로 읽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한국 경제의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묻는 기사다.

노인이 일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노인이 계속 일하는 동안 청년이 경제에 진입하지 못하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동안 다음 세대가 경험을 시작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그 슬롯의 미래는 점점 좁아진다.

한국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것은 '노인을 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청년이 일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려면 노동시장 개혁만으로도 부족하다. 산업정바카라이 필요하고, 기업의 혁신을 촉진해야 하며, 창업과 벤처 생태계를 키워야 하고, 대학과 직업교육을 전면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존 산업과 기업을 보호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기업과 산업이 등장할 수 있도록 경제의 이동성을 높여야 한다.

결국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은 성장률 1%냐 2%냐가 아니다.

미래를 시작해야 할 세대가 미래를 시작할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청년이 쉬고 노인이 일하는 나라가 되는 순간, 한국 경제의 문제는 고용의 문제가 아니라 세대의 문제가 된다. 그리고 세대의 문제가 되는 순간 그것은 인구의 문제로 이어지고, 결국 국가의 성장잠재력 자체를 잠식한다.

한국 경제가 지금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노인이 너무 오래 일하는 것'이 아니다.

청년이 너무 늦게 일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늦어짐이 한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의 새로운 정상상태가 된다면, 우리는 언젠가 고용통계를 보면서 단순히 청년실업률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묻게 될 것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다음 세대에게 경제의 미래를 물려줄 수 없는 나라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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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오래 살면서 종교와 여행과 문화 탐방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지식으로 농사를 짓게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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