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이 영향력 1위라고?

한국 정치의 빈곤을 잘 드러내고 있다.

byFrancis Lee

유시민이 3년 연속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슬롯인으로 꼽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사저널이 일반 국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유시민은 25%의 지목을 받아 이국종, 손석희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30.6%였던 지목률이 25%로 떨어졌음에도 1위 자리는 지켰다고 한다.


참으로 묘한 현상이다. 유시민이라는 개인의 능력이나 대중적 인기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작가이자 전직 정치인으로서 오랫동안 한국 슬롯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 조사 결과를 ‘유시민의 위대한 영향력’으로 해석한다면 오히려 한국 정치와 슬롯의 현실을 잘못 읽는 것이다. 나는 오히려 이 결과가 한국 정치의 빈곤과 시민슬롯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생각한다.


우선 ‘영향력’이라는 개념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영향력이 크다는 것은 반드시 그 사람의 판단이 옳다는 뜻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좋아한다는 것과 슬롯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도 전혀 다른 문제다. 특정 정치인이나 논객의 말을 열성적으로 추종하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그 사람의 주장이 객관적으로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이번 조사에서 유시민의 지목률은 25%였다. 1위라는 타이틀만 보면 압도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역으로 말하면 조사 대상자의 75%는 유시민을 가장 영향력 있는 슬롯인으로 선택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지난해 30.6%에서 올해 25%로 떨어졌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유시민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고 해석할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


그런데도 ‘3년 연속 1위’라는 표현은 마치 유시민이 한국 슬롯의 여론을 대표하는 사람처럼 받아들여지게 만든다. 바로 여기서 언론과 여론조사가 만들어내는 착시가 발생한다.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과 실제 한국 슬롯를 움직이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더 중요한 것은 왜 한국에서 작가나 유튜버, 방송인이 정치인 못지않은 영향력을 갖게 되었느냐는 질문이다.

이 질문은 유시민 개인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 아니다. 한국 정치 전체에 던져야 할 질문이다.

정치인이 국민에게 정바카라과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정치적 판단의 상당 부분을 유명 논객이나 유튜버의 말에 의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치인은 자신의 정바카라을 설명하기보다 누가 자기편인지 확인하고, 지지자들은 정바카라의 내용을 따져보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정치적 스피커가 누구를 공격하고 누구를 지지하는지를 살핀다.


이것이 바로 팬덤 정치의 본질이다.


팬덤 정치에서는 정바카라이 중요하지 않다. 사실관계도 부차적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 편’과 ‘상대편’을 구분하는 것이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우리 편이 하면 정의로운 비판이고 상대편이 하면 선동이 된다. 같은 실수를 하더라도 우리 편의 실수는 사소한 것이 되고 상대편의 실수는 정권을 뒤흔들 거대한 문제가 된다.


이런 정치문화에서는 정치인의 존재 이유마저 달라진다. 국민을 설득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정치인이 살아남는다. 정바카라 경쟁보다 말싸움이 중요해지고, 국정운영의 성과보다 유튜브 조회수가 중요해진다. 정치적 판단은 점점 더 짧고 자극적인 문장으로 축소된다.


유시민 현상도 이런 환경에서 이해해야 한다.

유시민은 단순한 작가가 아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고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 경험이 있다. 오랜 기간 진보 진영의 대표적인 논객으로 활동하면서 상당한 지지층을 확보했다. 그의 말 한마디가 정치권에서 논쟁이 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문제는 그 영향력 자체가 아니라 그 영향력이 정치적 권위로 변질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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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오래 살면서 종교와 여행과 문화 탐방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지식으로 농사를 짓게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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