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김정은 다시 만나나

북한핵, de facto 인정에서 de jure의 길로 나갈 것 같다

byFrancis Le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소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2019년 판문점에서 김정은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두 사람의 관계를 다시 강조했다.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라 북미 정상회담 재개의 가능성을 내비치는 정치적 신호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트럼프와 김정은이 다시 만날 것인가가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트럼프는 북한의 핵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여기서 de facto와 de jure의 차이가 결정적으로 중요해진다.

북한은 현실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슬롯가 북한을 공식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북한의 핵무기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그 존재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협상한다면 그것은 de facto 인정이다. 반면 국제슬롯가 북한을 공식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면 그것은 de jure 인정이다.

현재 북한은 이 두 지위 사이에 놓여 있다.

문제는 앞으로 미국이 어느 선까지 움직일 것이냐는 것이다.

트럼프가 과거처럼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한다면 문제는 비교적 명확하다. 북한이 가진 핵무기를 폐기하고 국제적인 검증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능력이 과거보다 훨씬 커진 지금 미국이 현실적인 선택을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핵실험을 중단시키고, 핵물질 생산을 동결시키고,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제한하고, 미국 본토에 대한 직접적인 핵위협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비핵화와는 다르다. 핵 군축 또는 핵 관리에 가까운 접근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미국에는 북한의 핵위협을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외교적 성과가 될 수 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제한하고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을 낮추면서 북미관계를 안정시키면 트럼프에게는 충분히 성과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입장은 다르다.

북한의 핵무기는 미국 본토만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다. 서울과 수도권을 포함한 대한민국 전체가 북한의 핵전력과 미사일 전력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

따라서 미국에게 북한의 핵을 관리하는 것이 성공일 수 있지만, 한국에게는 북한의 핵을 영구적으로 머리에 이고 살아가는 새로운 안보질서가 될 수도 있다.

이것이 북미 협상에서 한국이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될 지점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de facto가 시간이 지나면서 de jure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현재 존재하는 핵무기를 현실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를 계속 보유한 채 핵실험을 하지 않고, 핵물질 생산을 동결하고, 미국과 외교관계를 정상화하며, 국제슬롯가 그 상태를 장기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되는가.

현실이 제도를 압박하기 시작한다.

10년 뒤에도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면 국제슬롯는 여전히 북한을 “핵보유국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외교와 안보정바카라에서는 모두 북한의 핵보유를 전제로 행동하게 된다.

법적으로는 핵보유국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는 핵보유국인 상태다.

그것이 바로 de facto 핵보유국이다.

그리고 국제정치에서 현실이 장기간 지속되면 결국 그 현실은 제도와 인식까지 변화시킨다. 처음에는 공식적인 인정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사실상의 지위가 국제적 관행으로 굳어질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이 경계해야 할 것은 미국이 당장 북한을 de jure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만이 아니다.

오히려 더 현실적인 위험은 북한을 de facto 핵보유국으로 장기간 관리하는 체제가 굳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훨씬 조용하게 진행될 수 있다.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미국은 북한의 핵을 문제 삼되 완전한 폐기보다 관리와 통제에 집중한다.

제재가 일부 완화된다.

북미관계가 정상화된다.

정상회담이 반복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세계는 북한의 핵무기를 하나의 ‘현실’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때 가서 “우리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적이 없다”라고 말하는 것은 국제정치적으로 별 의미가 없을 수 있다.

현실이 이미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북미대화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한국은 북미대화를 적극적으로 지지해야 한다. 전쟁보다 협상이 낫고, 긴장보다 대화가 낫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개인적 관계를 활용하는 정상 간 직접 외교 역시 교착상태를 깨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대화와 굴복은 다르다.

평화와 핵보유 인정도 다르다.

핵 동결과 비핵화도 다르다.

한국이 이 세 가지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한국 정부가 북미대화를 지지하면서 미국에 요구해야 할 것도 명확하다.

첫째,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

둘째, 핵 동결을 받아들이더라도 그것을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대체하는 것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셋째, 핵무기뿐 아니라 핵물질 생산시설과 미사일 생산 및 배치에 대한 검증 가능한 통제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넷째,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만 줄이는 협상이 아니라 한국에 대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까지 포함해야 한다.

다섯째, 어떤 북미 합의도 한국의 안보이익과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특히 마지막 원칙이 중요하다.

한국이 해야 할 일은 트럼프에게 “김정은을 만나지 말라”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한국이 요구해야 할 것은 오히려 정반대다.

“만나라. 그러나 무엇을 거래하는지 한국도 알아야 한다.”

트럼프가 김정은과 다시 만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문제는 그 정상회담의 가격표다.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고 협상하는 것과 북한의 핵보유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다르다. 그러나 그 사이에는 수많은 단계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단계 하나하나가 결국 새로운 한반도의 안보질서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감상적인 환호도, 무조건적인 반대도 아니다.

정확한 개념과 냉정한 국익 판단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다시 만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이 물어야 할 질문은 “만나느냐, 만나지 않느냐”가 아니다.

“그 만남에서 북한의 핵을 de facto로 인정할 것인가. 그리고 결국 de jure의 길까지 열어줄 것인가.”

더 중요한 질문은 하나 더 남는다.

그 협상의 결과를 과연 대한민국은 받아들일 수 있는가.

북미 정상회담의 진짜 위험은 회담장 안에 있지 않다.

회담이 끝난 뒤 한반도에 어떤 핵질서가 남느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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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오래 살면서 종교와 여행과 문화 탐방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지식으로 농사를 짓게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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