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만 한 도자기 거북이 '부적'에 빠진 MZ세대

교회를 떠난 청년들은 정말 신을 떠난 것일까

byFrancis Lee

손톱만 한 도자기 거북이가 유행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파란 거북이는 성공을, 노란 거북이는 재물을, 분홍 거북이는 사랑을 상징한다고 한다. 유명 아이돌이 사용하면서 품절 사태까지 벌어졌고, SNS에는 "좋은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며 거북이를 가방에 달고 다니는 사진이 넘쳐난다. 누군가는 귀여운 소품이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미신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내게 더 흥미로웠던 것은 거북이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이었다. 왜 우리는 종교는 믿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행운이라는 말에는 이렇게 쉽게 마음을 열게 되었을까.


요즘 젊은 세대를 두고 흔히 "종교를 떠났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교회와 절을 찾는 청년들은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 조금만 주변을 둘러보면 이상한 장면이 펼쳐진다. 교회에는 가지 않지만 타로는 본다. 성경은 읽지 않지만 별자리 운세는 챙겨 본다. 설교는 거부하지만 사주는 재미 삼아 본다. 명상과 크리스털, 에너지 힐링과 각종 뉴에이지 콘텐츠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 되었다. 종교는 싫다고 말하면서도 '행운'이라는 단어에는 거부감이 없다. 어쩌면 우리는 종교를 버린 것이 아니라 종교의 형태만 바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캐나다 철학자 찰스 테일러는 현대를 '세속의 시대'라고 불렀지만, 그것은 신이 사라진 시대를 뜻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마다 자기 방식으로 의미를 선택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뜻에 가까웠다. 그는 현대인을 '표현적 개인주의'의 시대를 살아가는 존재라고 설명한다. 더 이상 공동체가 삶의 방향을 정해 주지 않는다. 무엇을 믿을지, 어떻게 살아갈지, 무엇이 진정한 나인지는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자유는 커졌지만 그만큼 삶의 무게도 개인에게 넘어왔다. 현대인은 그 어느 시대보다 자유롭지만, 동시에 그 어느 시대보다 불안하다.

불안은 언제나 의미를 찾게 만든다. 취업은 어렵고, 집값은 멀게만 느껴지며, 미래는 예측하기 힘들다. 이런 시대에 사람들은 거창한 구원보다 오늘 하루를 버틸 작은 희망을 원한다. 그래서 행운의 거북이를 사고, 시험을 앞두고 타로를 보며, 명상 앱을 켜고, '좋은 기운'을 이야기한다. 인간에게는 원래 초월을 향한 갈망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Francis Le···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독일에서 오래 살면서 종교와 여행과 문화 탐방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지식으로 농사를 짓게된 사람입니다.

1,426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81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510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러브해커'만 남는 고독한 세상이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