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왜 더 이상 교회의 머릿돌도 주춧돌도 아닌가

예수가 교회의 중심에서 사라져 버렸다

byFrancis Lee

기독교인들은 흔히 예수를 교회의 "머릿돌"이라고 부른다. 또 어떤 이들은 "주춧돌"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신자들은 두 표현을 같은 의미로 사용하지만, 사실 건축학적으로는 상당히 다른 개념이다. 그리고 이 차이를 이해하면 오늘날 교회가 처한 위기를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주춧돌은 영어로 코너스톤(cornerstone)이다. 건물을 지을 때 가장 먼저 놓는 기초석이다. 건물의 방향과 각도를 결정하고 다른 모든 돌들은 이 돌을 기준으로 놓인다. 건축의 출발점이자 기준점이다.

반면 머릿돌은 일반적으로 키스톤(keystone)이라고 부른다. 아치형 구조물의 맨 꼭대기에 위치하는 돌이다. 수많은 돌들이 쌓인 후 마지막에 끼워 넣는 돌이며, 이 돌이 들어가야 비로소 아치 전체가 하나로 묶이고 완성된다. 만약 키스톤을 제거하면 아치는 무너진다.

주춧돌이 건축의 시작이라면 머릿돌은 건축의 완성이다. 주춧돌이 방향을 결정한다면 머릿돌은 전체를 통합한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성경 원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다.

예수를 설명할 때 가장 유명한 구절은 시편 118편과 복음서, 그리고 사도행전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구절이다.

"건축자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

여기서 신약성경이 사용하는 그리스어는

κεφαλὴ γωνίας (케팔레 고니아스, kephalē gōnias)이다.

직역하면

"모퉁이의 머리" 또는 "모서리의 으뜸 돌"이라는 뜻이다.

문제는 이것이 현대 건축 용어처럼 정확하게 "주춧돌"인지 "머릿돌"인지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κεφαλή(케팔레) 는 "머리(head)"를 의미하고, γωνία(고니아) 는 "모퉁이(corner)"를 의미한다. 그래서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모퉁이의 머리돌" 정도가 된다.

수 세기에 걸쳐 성서학자들은 이것이 과연 건물의 기초를 이루는 코너스톤(cornerstone)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건축을 완성하는 캡스톤(capstone) 혹은 키스톤(keystone)을 의미하는지 논쟁해 왔다.

현대 성서학의 주류 해석은 대체로 코너스톤, 즉 모퉁잇돌에 가깝다고 본다.

특히 에베소서 에서는 예수를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놓인 모퉁잇돌"로 묘사한다. 여기서 강조점은 건물의 기초이다. 교회가 존재할 수 있는 근거가 예수라는 의미다.

그러나 시편의 문맥에서는 또 다른 의미가 나타난다.

건축자들이 가치 없다고 버린 돌이 가장 중요한 돌이 되었다는 역설이 강조된다. 이 경우에는 건축물을 완성하는 결정적 돌이라는 의미도 포함된다.

결국 성경이 말하는 예수는 단순히 주춧돌도 아니고 단순히 머릿돌도 아니다.

예수는 교회의 시작이면서 동시에 완성이다. 그리고 예수는 교회의 기초이면서 동시에 교회를 하나로 묶는 중심축이다. 문제는 오늘날 교회가 이 사실을 잊어버렸다는 데 있다.

교회는 여전히 예수의 이름을 외친다. 설교마다 예수가 등장하고 찬양마다 예수의 이름이 반복된다. 그러나 정작 교회를 움직이는 실제 동력은 예수가 아닌 경우가 너무 많다.

어떤 교회는 성장주의가 예수를 대신했다. 어떤 교회는 돈이 예수를 대신했다. 어떤 교회는 정치가 예수를 대신했다. 어떤 교회는 목회자 개인의 카리스마가 예수를 대신했다.

입으로는 예수가 교회의 주인이라고 말하지만 실제 운영 원리는 전혀 다른 우상들이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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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오래 살면서 종교와 여행과 문화 탐방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지식으로 농사를 짓게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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