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참 프로파일러 : 출구 없는 방

by매콤한 사탕

한유는 고개를 들어 지붕과 천장 사이의 삼각형 구조를 올려다봤다. 검은 목제 서까래가 촘촘히 박힌 지붕 사면에 뚫린 창을 통해 빛줄기가 사선으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그 빛을 향해 한유는 칠흑같이 캄캄한 다락 바닥을 필사적으로 기어갔다. 오랜 세월 켜켜이 쌓인 먼지가 쾌쾌한 곰팡내를 마구 토해내며 희뿌연 연기로 휘몰아쳤다. 숨이 턱 막히고, 눈이 따가웠다. 그러나 아래층에 있는 그 사람에게 들키지 않으려면 최대한 소리 내지 않고, 조심조심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성글게 만든 다락 바닥이 삐거덕거릴 때마다 한유는 진즉 그 사람에게 들킨 게 아닌지 불안해졌다. 어쩌면 그 사람은 이미 다락방의 존재를 알고 있고, 아이를 영원히 가둘 의도로 찾지 않는 거란 생각이 불현듯 뇌리를 스쳤다.


다락을 힘겹게 기어간 끝에 도달한 창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아까 올라온 숨겨진 바닥문 말고 다른 출구는 없었다. 기어 올 때 꼼꼼히 살펴보았지만 바닥문을 열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뭔가 바닥문을 여는 장치가 따로 있는 것 같았다. 한유는 찬찬히 다락을 둘러보았다. 그러나 비좁은 창문은 다락 바닥에 비스듬한 직사각형 하나를 겨우 밝힐 뿐, 온통 어두컴컴해서 육안으로 바닥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한유는 다락 바닥에 엎드려 아래층에 귀를 기울였다. 귓가에 여러 가지 소음들이 한데 섞여 웅웅거렸다. 숨겨진 바닥문을 찾으려면 아무래도 아래층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한유는 다락을 가로지르는 굵은 대들보에 치받지 않으려 조심하면서 엉거주춤 웅크리고 앉았다. 그가 창을 가리자 다락에 긴 그림자가 드리웠다. 한유는 그림자를 없애려 어둠 속으로 피해 창가에 스며드는 환한 빛줄기를 바라보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환한 빛줄기가 생기를 잃고, 다락방의 어둠이 기승을 부렸다. 내내 다락 바닥에 엎드려있던 아이가 한유에게 작게 속삭이며 몸을 일으켰다.


"이제 아무도 없는 거 같아요."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아이는 한유의 옆에 바짝 붙어 앉았다. 한유는 아이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 사람 정체가 뭘까?"

"우릴 쫓아온 사람이요?"

"그래"


아이는 두려운 듯 몸을 작게 떨며 속삭였다.


"말했잖아요. 엄마라고요. 날 죽이려고 해요."

"엄마가 그러실 리 없잖아."


아이의 얼굴에 문득 의구심이 떠올랐다.


"어쩌면... 그 사람, 엄마가 아닐지도 몰라요."

"그게 무슨 소리야?"

"엄마는 동생이랑 병원 갔거든요."

"병원?"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매콤한 사탕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드라마 같은 현실 혹은, 현실 속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씁니다.

134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5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28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6화신참 프로파일러 : 숨겨진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