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의 한 학기가 끝났다. 고된 만큼 배움도 컸던 시간이었다. 학교 근로를 빌미로 설렁설렁 다니던 과거의 대학 생활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이번 학기만큼은 제2의 기회라 여기며 열성을 다했다. 그래서 뿌듯했고, 그만큼 힘들었다.
기말고사를 마친 뒤 남은 마지막 관문은 조별과제였다. 대상자에 맞는 사례를 분석하고 평가 도구를 선정한 뒤, 부모 면담 영상을 찍는 과제였다. 꽤 열심히 준비했기에 발표를 잘 마무리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발표 직후 교수님이 주신 피드백은 나를 전혀 다른 길로 인도했다. 그동안 언어치료를 꿈꾸며 꾸준히 내 마음을 살펴왔음에도 미처 생각지 못했던 지점을 직면했기 때문이다.
과제를 빨리 해치우고 싶다는 생각에만 몰두한 나머지, 대상자인 아동과 어머니의 마음, 그들의 시선, 그리고 미래에 대한 배려를 완전히 놓치고 있었다. 단지 사실적인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치료사의 의무라고만 믿었다. 그래서 치료사와 아동, 보호자가 되어 보는 역할극 자리에서 이런 대사를 집어 넣었다. “이 아동은 **장애로 의심됩니다.”
우리는 이처럼 ‘솔직함’이라는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자주 길을 잃는다. 도대체 어디까지 솔직해져야 할까? 무례하지 않은 선에서, 배려를 잃지 않는 지점에서 우리는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삭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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