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의 시간 안에서
그거 알아? 소설을 쓰다 보면 아니 글을 쓰다 보면 저절로 글이 써지는 때가 있는가 하면 질질 끌고 간신히 에너지를 끌어 모을 때가 있고 정말 시체처럼 다 타버린 잿더미를 뒤적거려서 문장을 찾을 때도 있어 요즘이 그런 나날이야. 그래서 난 검열을 하지 못해 그냥 간신히 건진 문장 단어들을 감사하게 생각할 뿐이지 단어에서 타래 기는 털어낼 여력도 없이 말이야. 손가락에게 말을 걸어도 보고 뇌에게 말을 걸어도 보고 손톱에게 조차 말을 걸어 보아도 문장은 토해지지 않아. 내 안에는 지금 불안과 초조 그리고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어 차가운 바람 때문일까 가을이 와서일까 이유가 무엇일까 무엇이 이렇게 날 불안하게 만드는 걸까? 불안해야만 하는 시기이기 때문일까 계절이 바뀌는 것처럼 난 지금 불안을 겪을 시기인 것일 뿐인가? 그렇게 생각하니 좀 위안이 되기 시작하네 그래 불안을 겪을 계절인 거야 지금은 단지 그런 시절일 뿐인 거야 이 시절이 지나가면 불안은 또 사라지겠지 계절은 훌쩍 지나있겠지. 그래 그렇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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