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나와 있는 브랜드 중 99%는 스스로를 차별화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는 그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여기에 브랜딩의 가장 뼈아픈 역설이 있다.
“우리는 다르다”는 말이 가장 닮아 있다.
브랜드 전략 회의를 들여다보면 어디서나 비슷한 단어들이 반복된다. “고객 중심”, “혁신적인 경험”, “신뢰와 품질”. 커피숍도, 스타트업도, 대기업도 같은 언어를 쓴다.
모두가 차별화를 외치는 순간, 그 외침 자체가 가장 평범한 소음이 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하루에도 수백 개의 브랜드 메시지를 접하는 그들은
이미 “업계 최고”, “고객 만족 1위”, “프리미엄 품질”이라는
말에 완전히 면역이 생겼다.
차별점을 강조하면 강조할수록 오히려 더 투명인간이 되는 아이러니.
이것이 수많은 브랜드가 빠져 있는 함정이다.
많은 브랜드가 차별화를 제품 스펙의 문제로 이해한다.
더 빠르거나, 더 저렴하거나, 기능이 하나 더 있거나.
그러나 진짜 차별점은 ‘무엇을 만드느냐’가 아니라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에서 출발한다.
나이키는 신발을 팔지 않는다.
그들은 “모든 사람 안에 운동선수가 있다”는 세계관을
판다. 애플은 컴퓨터를 팔지 않는다.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도구”라는 철학을 판다.
무인양품(MUJI)은 제품의 과잉을 거부한다는
미학적 태도 자체가 브랜드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제품 이전에 뚜렷한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
반면 대다수의 브랜드는 관점이 없다.
시장 조사 결과에 따라 포지셔닝을 정하고,
경쟁사를 보며 메시지를 다듬는다.
결과적으로 남는 건 ‘경쟁사와 비슷하되 조금 더 나은 것’이라는 미지근한 존재감이다.
이런 브랜드는 살아남을 수는 있어도 기억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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