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일주일 뒤, 일상은 사소한 곳에서 먼저 금이 갔다. 하필 주치의의 휴진 날 남자가 불쑥 병원을 찾았고, 대타를 뛰던 원장이 엑스레이 필름을 보며 무심코 입을 놀린 탓이다.
“이거 뼈가 좀 어긋났는데? 재수술해야 할 수도 있겠어요.”
다음 날 출근한 주치의는 모니터에 띄워진 흑백의 엑스레이 사진을 노려보며 미간을 짓이기듯 구긴다. 뼈와 뼈 사이를 잇고 있는 금속 핀. 그 핀은 제자리를 찾지 못한 채 뼈의 단면을 기형적으로 파고드는 중이다.
“당장 전화해서 내일 아침 첫 타임으로 재수술 잡으세요.”
습관처럼 차트를 집어 들지만, 수화기를 쥔 손끝이 불길하게 차가워진다. 신호음이 채 세 번 울리기도 전에 남자가 전화를 받았다. 나는 감정을 배제한 매뉴얼을 방패 삼아 건조하게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조태수 님, 상담실장입니다. 어제 찍으신 엑스레이 판독 결과 유합 과정에 약간의 문제가 발견되어서요. 안전을 위해 내일 오전 중으로 다시 내원하셔서…”
“야, 이 씨발년아. 너 내가 누군 줄 알고 이따위로 장사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이다. 쇳소리 섞인 거친 욕설이 수화기를 타고 고막을 잔인하게 찢고 들어왔다. 일주일 전, 내 앞에 앉아 있던 무기력한 남자는 온데간데없었다.
“재수술? 내가 돈 낸 만큼 수술 똑바로 하라고 했지? 어? 나 빵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돼서 웬만하면 조용히 찌그러져 살려고 했는데, 너희들이 사람을 빡돌게 하잖아! 내가 왜 또 살을 째야 하는데!”
짐승의 으르렁거림 같은 살기가 귓바퀴를 때렸다.
“내가 지금 당장 거기 쳐들어가서 니들 모가지 다 따버리고 병원 엎어버릴 테니까 딱 기다려, 이 개 같은 년아!”
뚜- 뚜- 뚜-.
일방적으로 끊긴 전화기 너머로 건조한 기계음만이 규칙적으로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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