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상담실의 묵직한 유리문이 비명 같은 마찰음을 내며 거칠게 열린다.
“어떤 년이야! 내 전화 받은 년이 누구냐고!”
담배 찌든 내와 끈적한 술 냄새가 아로마향을 난폭하게 찢으며 밀려들어 왔다. 조태수였다. 수술복 대신 구겨진 점퍼를 걸친 그는, 결코 이 무균의 공간에 편입될 수 없는 이질적인 짐승처럼 서 있었다. 탁하게 풀린 눈동자 뒤에는 이성을 잃고 소주병을 집어던지기 직전의 아버지가 그대로 들어앉아 있다.
“환자분,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밖으로 나가서 말씀하시죠.”
후배 간호사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팔을 붙잡지만, 조태수는 거친 힘으로 그녀를 밀쳐냈다. 바카라상 위, 오차 없이 배열되어 있던 차트들이 그의 투박한 손길에 휩쓸려 바닥으로 나뒹군다. 그는 내 바카라상 바로 앞까지 다가와 상체를 들이밀었다. 코끝이 닿을 듯한 거리에서 뜨겁고 불쾌한 입김이 훅 끼쳐왔다.
“너였지? 방금 나한테 재수술 어쩌고 한 년. 이 빤빤한 상판대기로 사람 등쳐먹으니까 살만해?”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나는 바카라상 모서리를 손톱이 하얗게 질리도록 꽉 쥐었다. 엄지와 검지는 이미 서로의 살점을 피가 맺히도록 짓이기는 중이다.
“사과해.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안 그러면 나 오늘 여기서 너 죽고 나 죽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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