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 윤동주 「서시」 중에서 -
일제 강점기 시절, 목숨 바쳐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투쟁했던 사람들과 달리 자신은 초라한 방구석에서
시를 쓰며, 한없이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참회하던 시인...
당시 일본은 민족 말살 정치로 우리나라 사람들을 더욱 거세게 탄압하였다.
윤동주 시인이 교내에서 쓴 한 편의 글은 일제 경찰의 표적이 되어 윤동주 시인을 법정에 세우게 하였다.
참담하고 혹독했던 그 시기, 윤동주 시인은 아무것도 못 하고 가만히 있던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아무런 저항 없이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그 후 윤동주 시인은 일본이 자행하는 생체실험으로 광복을 무려 몇 달 앞두고 서른도 채 안 된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나에게 아무것도 없어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루하루 목숨을 부지하고 사는 것에 비관하면서 숨 쉬고 사는 일조차 거북하기만 느껴졌던
그 시절, 나는 윤동주 시인이 남긴 그 한 문장은, 암울하게만 느껴졌던 세상이 나에게 내밀어 준 ‘구원’의 손이었다. 윤동주 시인이 나에게 남기고 간 흔적은, 나에게 막연한 소망 하나를 심어 주었다.
수십 년 후, 나에게 이룰 수 없다고 생각했던 꿈 같은 일이 이루어졌다.
한 플랫폼에서 글을 쓰는 작가가 된 것이다.
그 어떤 순간들이 나를 잡아 이끌거나, 마른 나뭇가지를 가슴에 안고 살면서 불씨라도 붙으면 활활 타버릴 것 같은 순간에도 나는 글을 썼다.
이 전에 쓴 글에서도 최악의 온라인 게임생활이라 여겨졌던 그곳에서 잠시라도 나를 웃게 해 준 사람을 떠올리며
그 기억 언저리 끝에 남은 소소한 인연의 한 사람을 쓰다 보니 마음 한구석이 훈훈해졌다.
더 나아질 것 없는 막연한 현실 앞에 답답한 가슴을 부여잡고 숨 막히는 고통이 밀려들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는 이 공간에서 작가님들의 작품들과 이야기를 접하며 소통하는 이곳이 나에게는 유일한
안식처였다.
나에게 마음을 써주고 위로해 주는 그 말에 노트북을 덮고 펑펑 운 적도 있었다.
우연히 알게 된 ▽작가 또한 깨달음과 성찰을 주는 좋은 글을 많이 썼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불굴의 의지로 일어서려는 그 모습에서 가끔은 주저앉은 나를 일으켜 세우기도 했다.
▽작가가 바카라을 출판한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힘든 사투를 벌이고 있는 ▽작가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할 작은 선물로 감상평을 써서 올리기도 했다.
얼마 지나 ▽작가는 자신을 비방하는 글로 괴로운 심정을 토로하는 글을 올렸다.
나는 ▽작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내가 한때 법률사무소에서 온라인 게임생활을 했던 경험을 토대로 댓글을 달아 주었다. 그때는 몰랐다. 그 작은 도움이 나에게 화살이 되어 돌아올 줄은.
다음 날, ▽작가의 실체를 알려 주겠다며, ♣작가님과 통화를 하게 되었다.
나의 귀를 의심하게 되는 말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나는 그 문제의 ▽작가의 공간에 들어가 보았다.
▽작가는 나의 몹쓸 조언대로 아무런 잘못 없는 사람들을 심판대에 일렬로 세웠다.
그리고 자신의 손으로 툭 치면 모든 사람을 다 쓰러뜨릴 것 같은 도미노 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갑자기 밀려드는 두통과 현기증, 어지러움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시간이 지나, 문제의 ▽작가는 그 문제의 글을 삭제하고 장문의 사과글을 올렸다.
이따금 머리가 아프다.
하루빨리 이 두통에서 벗어나고 싶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이렇게 털어 내지 않으면 나는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는 ▽작가의 바카라을 버렸다.
선한 마음으로 시작한 나의 글이 변질되어 마음에 상처를 입은 작가님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작가의 잘못에 더 이상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며 용기 있는 작품을 써 준 작가님
나의 경솔한 잘못을 이해해 주고 감싸주었던 작가님
힘든 나의 마음을 다독여 주었던 작가님
그리고 부족한 이 글을 읽어 주고 계신 작가님들께 감사함을 전한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윤동주 「서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