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알바에 대하여

byShin Huiseon


나는 편의점 모든 시간대 알바를 다 해봤다. 주말야간도 했었는데 친구가 오전알바였다. 친구를 기다리며 밤을 새우는 게 일이었다. 좋은 점은 밤에 씨네 21을 무료로 읽는 것이었다. 씨네 21에서 단편영화 소개코너를 읽었는데, 비 오는 날 놀이터에서 빗물을 받아 커피를 타 먹는 이야기가 있었다. 커피가 아니라 라면을 끓여 먹었나 잘 모르겠다.

내가 일했던 편의점에는 노숙자가 많이 왔다. 막걸리, 소주, 빵 같은 걸 주로 사갔는데, 노숙자 아저씨들은 이상하게 편의점 앞 인형 뽑기 기계에 관심이 많았다. 뭐 사 먹을 돈도 부족할 텐데 인형 뽑기에 투자하는 걸 보면 신기하기만 했다. 인형 뽑기에 실패하고 기계를 발로 차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한 번은 자주 오는 노숙자아저씨가 무슨 기분 좋은 일이 있었는지 꽃 한 송이를 사가지고 와서 나에게 선물로 주었다. "아름다운 아가씨."라고 말했던 것 같다. 나는 새벽에 졸려서 그게 꿈이었는지 진짜였는지 정확하게 생각이 안 난다. 그런 내용으로 단편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짧은 시나리오를 썼었다. 영화감독하는 게 꿈인 친구에게(현실은 영화 스태프) 영화로 만들어 달라고 했었는데 잠깐 관심만 보이고 끝이었다.

나는 왜 이렇게 알바를 많이 했나. 그땐 힘들었는데 이제는 추억이 되었다. 추억이 너무 많다. 슬픈 건 지금도 여전히 알바생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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