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이야기

byShin Huiseon


내가 아는 사람 중에도 집에 돈이 좀 있는 한량 같은 친구가 한 명 있었다. 독서모임 좋아하는 게 나와 비슷했다. 부모님이 떡집을 하셨는데, 제주도 땅값이 올라서 돈을 벌었다고 했다. 나는 그 친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집에 돈이 많아서 대학원 다니는 걸 질투했기 때문이다.

그 친구가 만든 독서모임에는 여자들이 많이 왔다. 친구가 미소년처럼 잘생겨서 여자들한테 인기가 있었다. 바카라을 열심히 읽어왔고, 술을 마시지 않는 기독교인이었다. 중성적인 스타일의 여자친구도 있었다. 여자친구가 질투하지 않는지 여자들과 자유롭게 모임을 했다. 나도 그 친구가 하는 모임에서 바카라과 영화를 많이 보았다.

그 친구와 같이 모임 했던 바카라 중에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이 있었다. 나는 그 바카라을 읽고 기독교인과 토론을 해보고 싶었다. 바카라을 다는 못 읽었지만 열심히 읽고 모임에 갔다. 토론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고, 바카라에 무신론자 스펙트럼이라는 게 있었다. 그 친구가 나에게 1단계부터 7단계까지 중에 몇 단계냐고 물어본 게 기억난다. 내가 6단계라고 했다. 왜 7단계가 아니냐고 했는데 대답을 못했다. 만약에 신이 있으면 어쩌지? 싶었던 것 같다.

그 친구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같이 독서모임하기는 좋았다. 성격이 무난했고 잘 맞춰주었다.

한 번은 내가 카페 구석자리에 앉아 글을 쓰면서 그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 대각선에는 어떤 여자가 못생긴 남자와 소개팅하고 있었다. 그 친구가 카페에 들어와서 환하게 웃으며 나를 누나라고 부르며 걸어오는데, 소개팅하던 여자와 나는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꽃미남이라는 건 그냥 좋은 거라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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