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대하여

byShin Huiseon


내가 20대 때는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는 건 엄청 돈 아까운 일이었다. 그때 사람들은 거의 다 파르페를 먹었다. 나는 카페 알바생이었는데 진짜 테이블마다 파르페 한 개는 기본이었고, 파르페만 두개 세개 시키는 테이블도 있었다. 하루 종일 파르페를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내가 혼자 카페에 가게 된 계기는 엔제리너스에서 파는 자바칩 프라푸치노를 먹기 위해서였다. 커피는 너무 빨리 마시게 되는데 그건 비싸지만 맛있고 혼자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내기 좋았다. 그때 내가 만났던 남자친구가 데이트에 지각을 잘했다. 게으름뱅이였다. 결혼 안 하길 잘한 것 같다. 하여튼 나는 자주 지각하는 남자친구를 기다리며 혼자 프라푸치노를 먹었다.


내 친구들은 거의 다 가난한데 그중에서도 진짜 생활력 강하고 가난한 친구가 있었다. 알바하고 어떻게 해서 나와 친구에게 밥을 사주는 착한 동생이었다. 그 친구랑 카페에 갔는데 친구가 아이스 카페라테를 마시는 걸 봤다. 나도 똑같은 걸 주문해서 마셨는데 맛있었다. 나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아이스 카페라테를 마신다. 친구가 대학생 때 말했다. 북한 사람들은 먹을 게 없어서 굶어 죽는데, 카페에서 비싼 커피 마시는 사람들이 미친 것 같다고. 나는 그때 그 말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구두쇠가 나오는 동화에 그 문장을 써먹었다.


또 예전에는 술 마시고 집에 오는 길에 카페에 가서 따뜻한 카페라테를 사 먹었다. 술을 빨리 깨고 싶은 마음에 커피를 마셨던 것 같다. 술을 마시지 말든지 커피를 마시지 말라고 했던 누군가의 말이 떠오른다. 이제는 오후 5시 이후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잠을 못 자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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