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말한다.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고. 나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대화가 어느 정도 잘 통하는 사람하고 결혼했다. 반면 친구는 대화가 안 통할 것 같은 사람하고 결혼했다. 성격도 다르고 취미도 다르고 무슨 생각하는지도 모르는 사람하고 연애하고 결혼했다.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것은 나는 솔로밖에 없다고 한다. 친구는 대화가 중요하지 않았다고 한다.
가끔 친구는 그런 말을 한다. 나를 만나면 글을 쓸 게 있었는데 못 쓸 때도 있다고. 20년 친구인데 마음속에 있던 말을 다 해버려서 표현욕구가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나도 가끔 그럴 때가 있다. 소설 쓰고 싶은 주제가 있었는데, 내 말을 너무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 기분 좋게 떠들어놓고 집에 와서 힘이 빠질 때.
그런 의미에서는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 항상 필요한 것은 아니다. 경청 잘하고 그런 사람 보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관심도 없고, 내 말 딱 잘라버리는 사람이 나한테 더 도움이 될 때도 있다.
가끔 남편하고 내가 결혼하고 나서 소설을 못 쓰게 된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애가 생겨서 글을 못 쓰게 된 거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그게 글을 못 쓰게 된 이유의 전부는 아닐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