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자주 보는 유튜브가 있다. 30대 후반 청년이 해외여행 자주 다니고, 친구들하고 어울려서 술 마시고 재미있게 사는 영상이다. 다른 유튜브들하고 다른 점은 역사덕후라서 여행 다니면서 역사썰 푸는 게 재미있다. 나중에 나이 들면 저 사람 추억이 참 많겠다 하니까 남편이 하는 말. 결혼을 안 했잖아. 자식도 안 키워봤잖아.
요즘 결혼 안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남편의 이종사촌 형제들도 아직 결혼을 안 했다. 나는 잘 모르지만 인물도 좋고 매너도 좋다고 하던데. 형은 잘 나가는 애니메이터이고, 동생은 서울대 나와서 공기업 다니고. 내 생각에는 요즘 사람들이 눈이 높고 하고 싶은 게 많은 것 같다.
내가 만약 결혼을 안 했다면 어떻게 살고 있을까. 나는 예전부터 사주를 보면 자식복이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당연히 결혼하고 자식을 낳을 줄 알았다. 남편은 자식을 낳고 싶지 않다고 했다. 소설가지망생이었고 자신이 없었던 것 같다. 근데 나는 자식을 안 낳으면 내가 당연히 받아야 할 복을 못 받는 것 같았고 꼭 낳아야 했다.
결혼 2년 후 아들이 생겼다. 아들은 태어날부터 정말 귀여웠다. 나는 남들에 비해 진통도 몇 시간 안 했다. 나는 사주가 맞았구나 했다. 너무 귀엽고 잘생긴 아들이라서. 근데 언어가 느렸고 다른 발달도 빠르지 않았다. 키우기 힘든 아들이었다. 자식 낳은 후회를 했던 것 같다. 코로나 때라 치료실을 다니며 힘든 몇 년을 보냈다. 돈도 많이 태웠다.
근데 이제 초등학교 보내고 나니 다시 자식복이 있다던 말이 생각난다. 그냥 보면 귀엽고 잘생겼고 사랑이 많은 아들이다. 바카라을 많이 읽고 공부도 잘하고 슬롯성 좋고 그런 아들은 아니지만 행복한 아들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