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돈을 벌고 싶다면
엄살 그만 부리고 일어나시라. 난 당신이 정말 잘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아는 당신은 그 많은 어려움을 다 이겨낸, 굉장히 뛰어나고 훌륭한 사람이니까. 일하느라 글 쓰랴, 지금도 많은 성취를 이루어 냈지만, 인생은 글 몇 번으로 그렇게 쉽게 뒤바뀌진 않더이다. 내 살아보니.
지금도 잘 쓰지만 만약 소설을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잘 쓰고 싶으면 필사는 기본이다. 필사를 단 한 번도 해보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면 그야말로 천재로다. 하지만 더 나은 소설을 위해 꼭 한 번은 해보길 바란다. 진심이다. 뭐 다른 게 없다. 인내와 즐기는 과정만 필요하다. 아, 순문학도들은 여기서 더 읽지 마시고 돌아가시라. 상업소설 이야기다.
넷플릭스나 나솔은 그만 보시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바카라을 펼친 다음에 배 깔고 누워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이 따라 쓰는 작업을 하시라. 시간이 많이 걸려도 상관없다. 해가 바뀌고 내가 지금 도대체 뭘 하고 있나? 그런 의문이 들어도 꾹 참고 끝까지 하시라. 난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두 번 했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비밀 일부분, 요코야마 히데오의 제3의 시효 이건 단편이라 짧다. 국내 화차로 유명한 미미여사 그러니까 미야베 미유키의 외딴집(얼의 향기의 모태다)과 그 유명한 기욤 뮈소의 구해줘, 김용의 신조협려 2권을 끝으로 필사를 끝냈지만 지금도 가끔 필사를 한다. 온라인카지노에서 만나 정말 좋아했던 모작가님의 에세이를 틈만 나면 필사했다. 이래도 이 바닥 둔재는 어렵다. 제 아무리 천재들을 위한 세상이고 들뜬 잔치고 처음부터 뒤떨어진 우리는 어쩌면 영원한 들러리 일지라도, 필사를 하면 그들과 어느 정도는 닮아는 간다. 여기까지가 필사의 한계다. 그들을 뛰어넘는 방법은 솔직히 모른다. 이미 갈렸다. 그래도 내가 해보고 싶다면 그만큼 노력해야 한다. 읽을 때는 그냥 지나쳤던 문장이 내 손을 거치면 다시 태어난다. 왜 이 문장이 여기에서 끊겼는지, 왜 여기에서 굳이 이 단어를 썼는지, 왜 이 장면에서는 설명하지 않고 보여주는지, 이로 인해 이 바카라이 왜 유명한지를 알게 된다. 읽을 때는 독자였지만 필사를 하면 비스무리한 작가는 된다. 필사는 단지 남의 글을 베끼는 일이 아니다. 하나의 위대한 소설을, 에세이를 내 손으로 직접 다루고 몇 번이고 만져보며 확인하는 일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남의 문장이 내 문장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 넘어 산이다.
소설, 돈 버는 소설을 조금이라도 더 잘 쓰고 싶으면 필사하라. 인생 쓴 맛 잘 알지 않나. 거저는 없다. 난 지금도 필사한다. 소설 잘 쓰고 싶으면 까불지 말고 필사부터 하라. 이 바닥 밑천 드러나 보이면 끝이다. 돈을 떠나, 작가라는 사람은 계속 새롭게 다시 태어나지 못하면 자격미달이다. 직무유기다. 시기를 한 번 놓치면 그걸로 끝이다. 왜냐, 오늘도 신성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까. 무서운 세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