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오해하지 마시라
이 말을 꼭 해야 할 것 같다. 난 그냥 내 글을 쓸 뿐이다. 그 자체가 판타지다. 내 글에는 부처도 예수도 하나님도 공자도 맹자도 칸트도 니체도 그저 글의 소재이자 도구일 뿐이다. 말 그대로 재료다. 물론 젊은 시절 이들의 말씀으로 인해 내 삶이 더 윤택해지고 사유가 넓어진 건 맞다. 하지만 나는 작가이고, 이야기 꾼이다. 영화를 꿈꾼다. 내가 경험하는 모든 것들은, 내가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와 그 세계관 속의 도구이자 소재와 재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죽어서 어떻게 되든 말든 아무 상관없다. 하나도 안 무섭다. 솔까, 그 어떤 위대한 종교 지도자와 철학자가 죽음을 겪어 봤나? 그들이 말하는 내세도 다 사기 같지만 그저 내 글을 위한 소재와 도구로 사용할 뿐이다. 하물며 모든 인간 관계도 그렇다. 누굴 특정하는 일도 없다.
소설 속에서 하나 남은 눈알을 빼준다고 해도 이건 그저 나만의 세계관이고 내 글쓰기일 뿐이다. 이걸 아주 잘 알아주는 작가님이 한 분 계신다. 그래서 지금도 편하게 소통하고 친하게 잘 지내고 있다. 집사람도 안다. 읽고 나서 그놈의 눈깔은 도대체 몇 개냐고. 그러고 만다. 나라는 사람, 임경주라는 작가를 잘 알기 때문이다.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내와 아들이다. 내 모든 생활 패턴은 여기에 맞춰져 있다. 다만, 죽기 전에 영화를 꼭 해야겠어서 여러 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이것저것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어서, 하루에 글 쓰는 양이 너무 많고 잠이 부족하니 이 작업이 끝나면 취해 있고 항상 찐이 빠져 있는 상태다. 이런 내가 어떤 누군가를 상대로 특정해서 글을 쓰고 감정을 얹는 일은 정말 너무 벅차다. 내 글은 그냥 나만의 판타지다.
다시 말하지만, 난 그냥 내 글을 쓸 뿐이다. 나는 현실을 사는 사람이지만, 동시에 현실을 끊임없이 이야기로 바꾸는 사람이다. 이걸 알든지 모르든지 사실 상관하고 싶지도 않다. 지금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 그냥 내 글을 읽지 마시라. 맘에 안 들면 안 읽으면 되는 걸, 읽으면서 이러는 이유를 도대체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지금 이 시간도 너무 소모적이다. 너무 아까운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