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를 보내주고 싶어
무거운 공기. 습해. 타프 위로 떨어지는 비. 아주 작은 모기들. 근질거리는 종아리. 걱정. 근심. 불투명한. 남들은 내가 부럽다는데. 도대체 뭐가 부럽다는 건지. 내가 다 가졌대. 개뿔. 땅도 없고 딸도 없는 사람이 뭐가 부러워. 하긴, 서민이 더 이상 서민이고 싶지 않은 근심, 걱정만 남아 있는 건 맞아. 그래서 억울해. 저 앞에서만 뛰었어도 이미 골인했어. 포르셰 말이야. 이런 게 부럽나. 그러면 뚫고 들어가야지. 겉만 뱅뱅 돌지 말고. 백날 그렇게 글 써봐라. 뭐 바뀌는 거 있나. 아, 취미. 네. 취미라니 무슨 말을 더 하겠어. 다들 참 열심히도 살아왔겠지. 하지만 나에겐 여전히 남아 있는 문제들이 있어. 부의 추월차선. 어떻게든 올라타고 싶다는 거지. 권력? 아니. 그냥 해냈다는 거. 병인가. 외롭고. 누군가 그립고. 여전히 잘해주고 싶고. 포도가 맛있어서 어떻게든 보내주고 싶고. 그러다 내가 왜? 한편으론 밉고. 타닥타닥. 소멸. 온기. 멍하면서도 뭐가 될 거 같은데. 빗소리. 여전히 제 자리. 꼬모부. 꼬모부. 우리 꼬맹이는 귀여워. 난 이모 같은 고모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