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거짓말

차가운 손을 잡을 수 있는 따뜻한 손

by임경주




내가 좀 변했어. 며칠 만에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그만인 건데, 이번에는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 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안 하려고. 그래야 할 거 같거든. 요 며칠 아픈 뒤로 좀 컸나 봐.


온라인카지노 알람을 끄고 열심히 글을 쓰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지 뭐야. 자발적 거리가 있고, 너무나도 닿고 싶은데 그 통로가 막혀 있는 거리 말이야. 고독한 것과 외로움의 차이겠지. 고독한 건 기대심리가 깔려 있어. 외로운 건 아무런 기대조차도 없이, 바라는 거 하나 없이, 그저 순수한 소통을 원하는 것일 뿐인데 그 통로가 막힌 상태인 거야.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건 아니야. 그래서 외로운 거보단 차라리 고독한 게 나은 거 같다는 거지. 단지, 그뿐이야.


장마가 끝났나 봐. 날은 더운데 난 지금 K2 해발 7천 고지 북벽 어느 곳에 위치해 있는 것 같아. 뼈가 시리도록 춥지만 이곳은 안전해. 근데 저 녀석은 아니라고 하네. 형, 내 손을 잡아. 거긴 잠깐 안전할 뿐이야. 내가 있는 곳으로 와. 그렇게 주저앉아 울고만 있지 말고 일어서봐. 일어서면 내 손이 닿을 거야. 그래, 잡고 올라오는 거야.


목소리가 들려와. 손이 보여. 난 고독하거나 외롭지 않아. 양쪽의 원인은 서로 다른 것이겠지. 나는 내가 가진 문제를 대충은 짐작하지만 정확하게는 알지 못해. 나란 놈은 매사가 그렇잖아? 내 글이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는 것도 어쩌면 관계에서부터 출발할 거야. 그래서 어떤 관계의 발전을 원한다면, 내 글이 인정받길 원한다면, 더 알아야 해. 더 공부해야 해. 치열하게 쓰는 것만이 답은 아닌 거 같아.


다시 말하지만 이제부터는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는 하지 않을 거야. 내 고독은 스스로 선택한 거리야. 거기에는 언젠가 연결될 수도 있다는 희미한 기대가 남아 있어. 반면 외로움은 연결되고 싶은데 연결되지 않는 상태야. 그래서 외로움은 거리의 문제가 아니라 통로의 문제고. 내 글을 보겠다는 사람은 있는데 정작 닿지 못해. 마음은 있는데 전달되지 않아.


대표 입에서 나올 말이 예상되는 거 있지.

글에 정성은 가득한데, 와닿지가 않네요. 작가님, 작가님에게 묻고 싶어요. 그래서 뭐? 어쩌란 말인가요?


네. 그래서 저도 아픈데 더 아파하면 뭐 할까요, 싶지만 계속 아파하려고요. 그래야 사람 냄새나잖아요. 근데요, 저도 하나 묻고 싶네요. 대표님은 제 글 제대로 읽기는 했나요. 누군가를 진심을 다해, 온 마음으로 사랑해 본 적 있나요. 그토록 차갑고 시린, 여리고도 여린 누군가의 손을 꼭 잡아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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