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착오

일도 글도

by임경주


사랑도 사람도 살아가며 부대끼는 모든 것들 다 얼마나 더 겪고 아, 이래서 내가 잘못했구나, 하는 걸까. 방심한 건 아닌데, 방심이어서 정말 더 억울하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아플까. 얼마나 더 슬플까. 이렇게 노력하는데, 치열한데 앞으로 나아가고 있긴 한 걸까. 겉만 빙빙. 이제는 정말 사는 게 지겹다. 겪고 또 겪는다. 이렇게도 안되나. 이 고통과 슬픔에 과연 의미가 있는지 조차도 모르겠다. 너무 놀라서, 이제는 더 놀랄 일도 없다. 그저 재미가 없을 뿐이다. 정말 재미가 하나도 없다. 어른이 되면 엄청난 게 있는 줄 알았다. 장풍도 쏘고 축지법도 하는데 숨기고 사는 사람들이라 여겼다. 그래서 그렇게 대단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어린아이의 속을 후벼 파고 뒤집어 놓는 줄 알았다. 널 위한 거야. 내가 너에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넌 아무리 커도 우리처럼 안 돼. 뭐, 이런 거. 근데 개뿔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차라리 내가 지금 훨씬 더 낫다. 내가 더 잘 살고 이루어낸 게 더 많다. 돌이켜보면 쥐뿔도 없으면서 염치도 없이 나한테 그런 거다. 도대체 그때 그 사람은 나한테 왜 그랬던 걸까?




지겨움만 늘었다. 상처라고 할 수도 없는 아주 작은 자극에도 민감한 노인이 되어간다. 얼마나 더 겪어야 하는 걸까. 얼마나 더 아파해야 한 단계를 뛰어넘을 수가 있는 걸까. 장풍은커녕 툭, 하고 건들면 어린아이처럼 주저앉아 펑펑 울어버릴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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