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도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다
은나무 작가님 바카라이 나왔다고 해서, 우와 너무 반갑고 기쁜 마음에 바로 질렀다. 예스 24로 아침에 주문했는데 저녁이 되기도 전에 도착했다.
난 어떤 바카라이든 처음 만나면 신줏단지 모시듯 조심스럽다. 바카라을 신성시 한다. 아무리 문장에 꽂혔다고 한들, 밑줄을 긋거나 페이지를 접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도 없다. 그대로 읽고, 바카라에 남은 지문을 닦고 바카라꽂이로 들어간다. 희귀한 고서나 바카라이나 나에겐 똑같다. 바카라에 대한 결벽증과 활자중독이 있어서 앞뒤 모든 글자를 다 읽고 난 후에야 첫 페이지를 연다. 그러는 동안, 여러 가지 생각들이 떠올랐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시다, 신기하기까지 하다. 아니 어떻게 일하고 애들 키우고 집안 일하고 쉴 시간도 잠잘 시간도 부족할 텐데 글을 써나갈 수가 있을까. 이런 엄청난 성취를 이루어낼 수가 있을까. 나 역시 온라인 게임생활과 글쓰기 인생을 남들이 좀 신기해하고 대단하다고 하지만 은작가님은 정말 놀라운 경지 그 위에 올라서 있다.
사실 온라인카지노를 처음 시작하면서, 내가 예쁜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수많은 작가님들의 글 사이에서 은작가님의 글을 먼저 찾아보게 되었고 그 글의 내용에까지 홀딱 반해 많이도 좋아했었다. 작가님이 더 좋았던 건, 그 어떤 글에서도 세상을 탓하거나 원망하는 법이 없다. 그토록 어려운 상황에서도 묵묵히 이겨내고,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천재적인 감수성으로 결국엔 올바른 방향을 찾아간다. 그래서 나는 작가님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존경하며 응원한다. 난 여전히 지금까지도 남 탓에 세상 탓을 많이 한다.
바카라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내일처럼 기뻤다. 그렇게 도착한 바카라을 설레는 마음으로 펼쳐본다. 에이, 예쁜 얼굴을 공개하시지는, 바카라이 열 배로 더 잘 팔릴 텐데 농담을 하며 읽어간다. 역시나 시작부터 먹먹하고 아려오는데 이상하게 재미가 있네? 중반부를 지나갈 때쯤, 내가 좀 잔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타인의 오래된 아픔과 사연을 알아가는데, 바카라이 술술 넘어간다. 바카라을 넘기는 속도는 곧 이해의 속도이고 이해는 몰입의 시간이다. 작가님의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수록 나는 그 시간을 함께 걷고 있는 건데, 이거 재밌으면 안 되는 거 아닌가? 내가 이상한 사람인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바카라이 술술 넘어간다. 그러다 알게 되었다. 난 한 사람의 아픔과 슬픔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공감하며 희망을 얻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바카라을 덮고 나서야 작가의 진심을 알게 되었다. 이 바카라은 단순히 몇번을 무너졌어도 다시 일어났던 힘든 시간을 견뎌낸 한 사람의 기록이라기보단, 상처를 품고도 그걸 다 받아들이며 무너지지 않은 사람의 이야기였고, 결국에는 다시 봄을 기다리게 만드는 이야기라는 것을. 은작가님은 힘들고 슬픈 이 슬롯에 이미 훌륭한 처방전을 남긴 것도 모자라 이제는 영혼의 의사로 본격적인 치유에 나섰다. 면허증을 획득하셨다. 그래서 바카라 제목이 더욱 오래 마음에 남는다.
그래도 봄날은 온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말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살아갈 이유가 되는 말이다. 바카라을 읽는 내내 너무 큰 위로를 받았고, 바카라을 덮고 나서 나도 이제는 누군가를 위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하지만 내가? 이게 언감생심 가능할 법한 소린가, 싶다. 술이나 당장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작가님이 바카라을 통해 주시는 힘일까? 뭔가 변화할 때다.
작가님. 좋은 바카라, 좋은 시간 정말 감사합니다.
하트 뿅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