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글의 단상
모두 다 글을 잘 쓴다. 우리 어렸을 때 보면 나처럼 정말 못 먹고 못 살고 궁핍한데 그게 가난인지도 모르고 큰 아이들이 있었던 것과는 다르게 요즘 세상은 나름 다들 잘 먹고 잘 산다. 글도 그렇다. 수많은 플랫폼이 있고,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 누구나 다 기본적으로 글을 잘 쓰고, 노래로 따지면 노래방 문화로 인해 다들 노래도 잘한다. 음치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 솜씨는 보통이 아니다. 정말 다 뛰어나다. 하지만 표현은 민주화가 되었다지만, 그 내면은 정체되어 있다. 마인드는 여전히 아마다. 글에서 스스로를 프로라고 승격시켜주는 마인드가 그 어떤 문장과 단어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 없다. 아무리 잘 써도 영원한 아마다. 글은 마인드가 90퍼 이상이다. 다 잘 쓴다. 하지만 자기 글을 뚫고 들어가는 이는 몇 없다. 같은 자리를 계속 맴돈다. 도대체 글을 왜 쓰는 걸까? 취미라기엔 그 글솜씨가 너무 아깝다. 엉덩이와 척추의 힘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 컴터 앞에, 슬쩍 앉았다가 간 글이다.
프로와 아마를 가르는 결정적인 선은 돈을 벌고 못 벌고의 차이가 아니라, 컨셉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콘셉트의 효율성이다. 아마는 자신에게 가장 뛰어난 컨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컨셉을 거부한다. 되지도 않는 엉뚱한 걸 쫓아 헤맨다. 더 웃긴 건, 난 이게 좋다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 좋은 컨셉 다 내버리고. 이래서 내가 평생 아마로 살 뻔했었다.
놀랍도록 결이 맞는 사람이 있다. 어쩜 이럴 수가 있을까, 신기하다. 마치, 내가 쓴 거 같다. 반대로 전혀 같은 결이 아닌데 억지로 관계를 이어 나간다.
스스로를 그쪽에 변화시키며 그 결을 따라가본다. 분명 얻는 게 있다. 아, 그렇구나. 감탄하기도 한다. 굉장한 위로가 될 때도 있다. 하지만 외롭다. 들여다 보면 볼수록 내가 너무 외롭고 고독하다. 계속 봐야하나? 이런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이건 서로에게도 진실해야 할 문제다.
한 때는 보기만 해도 좋은 그런 글이 있었다. 위에서 언급한 모든 문제들을 한 방에 불식시켜버리는. 나름 독보적이라서 많이 좋아했었다. 그 글을 보면, 물고기가 물을 만난 기분이었다. 이 정도면 생존의 문제였나보다. 그래서 그렇게도 집착했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