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우리

by임경주



그토록 서러운 울음 속에는 원망과 미움이 담겨있다. 남아 있는 애정은 시간을 되돌려보게 만들고 반성과 자바카라을 끝없이 불러낸다. 만약에 우리. 그때 그랬으면 어땠을까. 그래도 이렇게 되었을까? 공중전화박스 뒤에 숨어 입을 틀어막던, 그녀의 서러운 울음은 오열로 이어졌다. 그 울음은 말했다. 도대체 왜 또 만나는 거야? 내 이럴 줄 알았어. 그래도 설마 했지. 애 셋 달린 유부남이 도대체 뭐가 좋다고. 돈을 빌려가고 돌려달라니 때리기까지 하고. 울고불고 그딴 자식 다신 안 만난다더니, 둘 다 미친놈, 미친년. 널 정말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사람 저렇게 서럽게 우는 거 첨 봤다. 지켜보는 게 너무 괴로워 다정한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았다. 진짜 미친놈, 년이다. 손잡고 다정하게 자취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두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고, 이해할 수도 없었다. 굉장히 예쁜 친구이고 귀한 사람이다. 도대체 왜? 혼란스러웠다. 그래도 아직은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그림자처럼 뒤에 남아 노래해주고 싶었다. 그녀 역시 마찬가지였겠지. 다시 바로잡고자 하는 마음으로 인해 더 괴로워 숨을 죽이고 또 죽여도 울음소리는 결국 틀어 막은 손가락 사이로 새어 나오고 통곡이 되고 만다. 그만 울어. 가자. 일으켜 세워 주지만, 그녀가 내손을 거부했다. 저딴년이 친구라고. 저년도, 너도 이제 다 안 볼 거라고 독기가 가득 오른 눈을 빛내며 말했었지. 그래, 그렇게 해.


맞아. 그래서 널 좋아하게 되었고. 돌이켜보면, 아마 그때가 내 인생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 너의 손길, 시선, 위하는 마음. 따뜻한 말 한마디. 애교. 장난. 챙겨주고 더듬어 주던 천사 같은 사람. 밖에서 나 없이는 무얼 먹지 않아 옷에서 새벽 찬 냄새만 나던 사람. 내가 진심이었다면, 너 역시 진심이었다면 그래도 우린 헤어졌을까?


나만큼 걷는 걸 좋아했어. 앞서 가고 따라오고 옆에서 재잘거리고. 지금은 어딜 향해 가고 있을까? 지금도 걷고 있다면 어디쯤 가고 있을까. 누구를 또 그토록 사랑하고 있을까.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무한의 카피능력을 얻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