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를 보내고
누군가는 오열하고 누군가는 이미 오열했고 오랜만에 만난 식구들 얼굴을 보면서도, 가벼운 미소로 인사를 보내는 것조차도 미안해 고개만 끄덕이고 하룻밤이 지나고 나서야 조금씩 웃기도 했다. 그러다가 또 오열하고.
아무도 몰랐다고 한다. 심지어 여자 친구도. 일을 좋아하고 누구보다 성실했고 친절했고 효자였고. 회사에서도 인정받는 엘리트였다. 핸드폰 비밀번호도 이거 아닐까 했는데 그게 맞아 들어가 보았는데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유서도 없다. 4년 전에 떠나보낸 엄마를 그리워했다고 한다. 그때 이미 무너졌나 보다. 하지만 어떻게 그 누구에게도 티를 내지 않을 수가 있었을까. 왜 그랬을까. 난 왜 눈치조차 채지 못했을까. 왜 아무 말도 안 했을까. 정말 단 한 사람도 몰랐을까. 우리의 영혼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답이 없는 영원한 질문만이 끊임없이 맴돈다.
집사람이 너무 많이 운다. 싱크대에 컵 몇 개와 접시가 있는데 저걸 치울 힘이 없다. 배가 고프다. 피곤하고 졸리다. 뭐라도 대충 먹고 자고 싶은데 그 일이 산처럼 느껴진다. 할 수가 없다. 조카도 하루하루가 그랬던 걸까. 이미 오래된 무력함과 무기력이 다시 찾아오는 기분이다. 그럼에도 살아가야 할 사람들은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