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엇
용은 신묘한 존재라 크려고 들면 우주만큼 커지고, 작아지려고 들면 먼지만큼 작아질 수가 있다고 한다. 이런 용을 사람이 올라타 뿔을 잡고 이리가라, 저리 가라 다룰 수가 있는데. 딱 한 곳. 턱밑을 건드리면 고개를 획 돌려 부리는 사람을 물어뜯어 죽여버린다고 한다. 이곳을 역린이라고 한다.
사람도 누구나 다 역린이 있다. 절대로 건드리면 안 되는 것이 있다. 어떤 사람은 돈을 잃어도 웃는데 부모를 욕하면 돌아서고, 또 어떤 사람은 모욕은 참는데 자신의 진심을 가지고 조롱하면 관계를 끊어버린다.
역린은 어떤 약점이라기보다, 그 사람이 끝까지 지키려는 무엇이다. 사람을 알려면 그가 무엇을 사랑하는지를 보면 되고 역린을 알려면 그가 무엇만은 포기하지 않는지를 보면 된다. 그래서 사람은, 자신의 역린이 건드려질 때 비로소 본모습을 드러낸다. 지금 당장이든, 시간을 두고 천천히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