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도 슬퍼도 나만의 캔디
악역은 애니다. 천사의 탈을 쓴 악마다. 그 정신 사나운 악녀 이라이저와 오빠 닐 라건은, 어찌 보면 캔디를 돋보이게 하는 장치다. 애니는 캔디에게 다정한 척 다 의지하면서도 캔디의 행복을 빼앗아 가는 잔인한 인물이다. 보육원에서도 그렇다. 원래 캔디가 입양 갈 자리였다. 못된 짓의 끝판왕은 테리우스를 탐내는 것이었다. 캔디와 테리우스는 서로가 서로를 정말 사랑했다.
캔디는 영국 명문 화이트 가문의 안소니와 쌍둥이로 태어난 걸로 알고 있다. 내 기억이 맞을 것이다. 애니에게 남들이 다 부러워할만한 귀족가문의 양녀로 입양의 자리를 넘겨주고 화이트 가문에 식모로 들어가게 된다.
거기에서 안소니를 만난다. 화이트가문에는 대대로 내려오는 저주가 있다. 남녀 쌍둥이가 태어나면 여자아이가 언젠가는 남자아이를 잡아먹는다는. 그래서 핏덩이 캔디를 죽이라고 했는데 집사가 보육원으로 보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또 거기에서 울보 애니를 만나고.
애니는 사악하다. 병약한 건지, 병약한 척하는 건지. 청순한 척, 착한 척, 고귀한 척 다하지만 캔디의 앞길을 항상 방해한다. 캔디는 강인하고 씩씩한 아이지만 애니 앞에서는 항상 약해진다. 그래서 테리우스도 포기한다. 근데 또 애니는 테리우스가 아닌 아치? 아무튼 다른 남자랑 결혼한다. 애니는 진짜 웃기는 아이다.
캔디가 화이트가문에서 부엌데기 식모로 개고생 할 때 안소니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안소니의 사촌형제들도 캔디를 사랑한다. 캔디에겐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이고 지켜보는 독자도 덩달아 행복한 시간이다. 하지만 질투심에 눈이 먼 이라이저로 인해 캔디는 강물에 빠져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산속에서 사는 알버트? 에게 구출되는데 이 알버트가 화이트가문의 최고 높은, 가문의 모든 결정권과 영향력을 쥐고 있는 인물이다. 실권자다.
캔디가 이라이저의 권모술수로 인해 도둑의 누명을 쓰고 멕시코로 팔려갈 때 안소니가 얼굴도 모르는 집안의 큰 어른에게 진심 어린 편지를 보낸다. 알버트다. 알버트는 이미 캔디를 알고 있다. 캔디는 화이트가문에 정식으로 입양된다. 안소니는 캔디를 위해 교배종으로 화이트장미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고 캔디에게 화분을 선물한다.
다음 날, 여우사냥이 있었던 날 캔디가 침대 맡에서 눈을 떴을 때 화이트장미가 시들어 죽어 있는 것을 보고,
그날 캔디를 위해 여우를 잡아 목도리를 해주겠다던 안소니는 낙마사고로 숨진다.
캔디는 자신이 저주를 옮긴 탓에 안소니도 죽었다며 괴로운 날들을 보내고 독일 유학 길을 떠난다. 독일로 향하는 배 갑판에서 혼자 울고 있는 테리우스와 첫 만남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테리우스는 반항아에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다. 질서와 규칙, 규범과 체계를 싫어하고 항상 제멋대로 군다. 하지만 이런 친구가 캔디를 사랑하게 되면서부터는 그 캐릭터가 180도로 변한다. 오직, 캔디를 위한 남자로 거듭난다.
결론은 그렇다. 캔디는 알버트와 결혼한다. 매우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이상,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누나들과 배 깔고 엎드려 누워 완주했던 캔디 만화바카라 전권에 관한 이야기다. 아마, 내 기억이 다 맞을 것이다.
아니면 해적판이었을까? 나만의 캔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