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불

금은보화, 부귀영화

by임경주



어린 시절 밤 12시가 넘으면 친구들과 함께 도깨비불을 찾아다녔다. 항상 그런 건 아니었다. 내내 잊고 지내다가 대보름정월이 되면 지불놀이와 함께 요즘 말로 번개처럼 이루어지는 일이었다.


어른들은 죽은 시체의 인이 발광하는 게 도깨비불이라고 했는데, 자연재해로 산이 갈리고 무너질 때 얌전히 묻혀 있던 시체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면 그 시체 주변에는 시체와 함께 했던 값진 장신구가 있어서 빨리 가면 그것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도깨비불을 처음 만났을 때가 기억난다. 분명 손에 잡을 것처럼 도달했는데 더 뒤에 가 있었다. 나만 착각한 게 아니었다. 우리 친구들 모두가, 서로가 증인이었다. 도깨비불의 위치는 확실했다. 하지만 다가설수록, 내가, 우리가 다가서면 다가설수록 그만큼 도망치듯 물러나 있었다.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겨우 찾은 불인데. 두렵고 무서웠지만 무지개의 끝에 존재한다는 황금이 곧 내 손안에 쥐어질 것만 같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토사에 휩쓸려 관 밖으로 빠져나온 뼈를 보았다. 보아하니 한쪽 팔이었다. 주변 그 어디에도 금은보화는 없었다.


지금 내가.

그 이름 모를, 주인 없는 뼈를 다시 만난다면.

혹시나 금은보화가 주변에 있다면 손가락에 다시 끼어 드리고 곱게 묻어 드릴 거다.




철학은 인간에 대한 깊이와 사랑이다.

철학은 내가 반하는 거지, 철학이 나에게 반하는 일은 없다. 이건 죽도록 노력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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