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로 쓰는 서평, 호랑 작가님『거기, 봄날』을 읽고
한참 가다 뒤돌아보는
라일락 향기처럼
찔레의 겸손한 장미향처럼
가까이 코를 묻기까지
담백함, 개성을 숨기는
치자꽃처럼
향기 나는 시인을 아시나요?
어이! 거기, 봄날
불러 세워
요사이 소식을 묻습니다
동백, 매화, 까치꽃 마중에
벚꽃은 구름 떼로 모였어요
힘센 가벼움으로 무등 태우고
목련은 하얀 눈 맞춤의
진한 키스 했더랬죠
약간의 다정함으로
스스로의 동굴
131일째 손짓
600미터 가출의
이야기꽃 피우는데
여름이 성화 부리며
총총 모셔갔지요
질긴 메꽃 가마에 싣고서
칠흑 같은 어둠 속
반딧불이는
당당한 결핍을 논하고
시인은 해넘이와 사바사바
패랭이꽃 붉게 적시며
빨강에게 슬픔을 가르칩니다
십자 들녘 굳건한 초록은
여름날의 정체성으로 격상
맨드라미는 그림 모델로 승격
그러나 맨드라미는
이중간첩
그 자줏빛에 실려
조용히 침입한 가을의 시선
격포항 가을 전어
좀작살나무 브로치
맛과 추억의 선물 공세에
시인은 몽롱히
노랑 소나타를 짓다가
하룻밤 사이에도 겨울은 올 수 있다며
돌연 가을을 떠납니다
시인을 만나 들썩이는
겨울나무와 바람과 바다
바다는
푸른 고요, 푸른 심장을 얻어
엄마가 되고
바람은 언어를 배웁니다
폭군이며 헛똑똑이라는
소문에도
시인은 영락없는
겨울 바보
칼날처럼 파란 눈보라
뺨을 훑는
차갑고 명징한 촉감에
첫눈에 반해 마음을 주었대요
분위기 띄우는
팽나무, 자작나무
사랑 노래에
봄, 여름, 가을은
몸져눕고
나는
시인을 어떻게 찾아와야 할지?
---
김정희 『거기, 봄날』'보통날의 시선이 머무는 글과 그림 에세이', 봄날의 산바카라 2026년
많은 단어와 표현들을 바카라 속에서 빌렸습니다.
대문의 사진: 3장 여름의 일 표지그림에서
https://fishingproductfr.com/@qkfkagksmfwlrl/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