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엄마를 돌보는 너

엄마를 지켜 주던 작은 손이 어느새 가장 든든한 손이 되었다.

by쏘작가


한 번 아프기 시작하면 유난히 크게 앓는 나는

그날도 이유를 알 수 없는 고열이 찾아왔다.

몸은 천근만근이었지만 머릿속에는

'밥은 어떻게 하지?', '공부는 챙겨줘야 하는데…' 하는 생각만 맴돌았다.

그러다 문득 웃음이 났다.

'이제는 중학생인데, 알아서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잖아.'
아픈 와중에도 엄마라는 이름은 쉽게 쉬어지지 않았다.

그때였다.

"엄마, 열 좀 재보자."

체온계는 39.1도.
다시 재니 39.4도.

놀란 네 목소리가 들렸다.

"안 되겠다. 수건 적셔 올게."

그 말을 듣자마자 엄마는 습관처럼 말했다.
"괜찮아. 수건은 물을 꽉 짜야해. 안 그러면 물이 뚝뚝 떨어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너는 젖은 수건을 조심스럽게 엄마 이마 위에 올려주었다.

신기하게도 엄마가 걱정했던 것은 물이 떨어지는 일이 아니었다.

조금 뒤 약한 오한이 느껴져 이불을 끌어당겼다.

그러자 너는 어디선가 쏜살같이 달려와 말했다.

"엄마, 이불 덮으면 열이 안 내려."
그러더니 망설임도 없이 엄마의 이불을 슬며시 걷어 갔다.

추워서 다시 덮고 싶었던 엄마와, 열을 내려야 한다며 이불을 '압수'해 버린 너.

그 모습이 어쩐지 귀엽기도 하고, 평소라면 엄마가 너에게 했을 말을 이제는 네가 엄마에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픈 와중에도 웃음을 짓게 했다.

그날 너는 몇 번이나 말했다.

"엄마, 필요한 거 있으면 불러."
물을 가져다주고, 약을 챙겨 주고, 엄마 곁을 조용히 지켜 주었다.

예전에는 열이 나면 밤새 잠도 자지 않고 엄마가 너의 곁을 지켰다.

수건을 적셔 이마에 올려 주고, 약 먹을 시간을 챙기고, 혹시 열이 더 오르지는 않을까 몇 번이고 체온계를 들여다보던 사람이 늘 엄마였다.

그런데 어느새 그 자리에 네가 서 있었다.

아이가 아니라 엄마를 걱정하는 한 사람으로.

그 모습을 보며 시간이 참 많이 흘렀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언제 이렇게 커서 엄마를 돌봐 주는 사람이 되었을까.
아픈 몸은 힘들었지만 엄마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든든했다.

엄마는 너를 키우며 사랑을 가르쳤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엄마도 너에게 사랑받는 법을 배우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날 네가 올려준 차가운 물수건보다 엄마의 마음을 더 따뜻하게 해 준 것은,

바로 엄마를 걱정해 주던 너의 작은 손이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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