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 베어 문 식빵 개선문
무심한 허기에 무어라도 한 입 베어 물고 싶다.
빛이 강물처럼 흐르는 샹젤리제 거리에서 바라본 개선문은 누군가 한 입 베어 문 거대한 식빵 한 조각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욕망에 의지하여 살다가 이윽고 욕망을 빚어 건물을 세우고 그 권위를 먹고산다.
스티브 잡스는 사과를 한 입 베어 문 상징을 만들어, 자기도 먹고 사람들에게 팔았다.
압도적인 규모의 이 건축물은 건축 당시 형태로 불멸의 권위를 얻은 것처럼 보인다.
상징과 권위는 시대마다 각기 다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모두 다르게 보인다.
사람들의 욕망은 시대가 바뀌어도 바탕은 변하지 않는다.
욕망의 기념비 주위는 기념품을 팔고 사는 사람들로 가득 차기 마련이다.
심지어 해가 뜨고 지는 것도 바람이 부는 것조차 거기에 매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압도적인 빵 한 덩어리. 그 가운데를 텅 비워 두어 사람들이 문이라고 부르는, 커다란 이 돌덩이가 이 자리에 서기 전엔.
이 근처를 지나던 바람들은 자유로웠을 텐데.
이 건축물이 들어선 뒤 근처를 지나가는 바람조차 개선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정복자 나폴레옹이 만들도록 지시한 이 문은 그 후 승리의 영광이 됐고, 지금은 산 자와 죽은 자를 기리는 기념비가 되었다.
개선문이 그 자리에 서기 전 이미 전쟁과 승리가 있었던 것처럼, 형태가 자리를 잡기 전 욕망은 이미 그곳에 있다.
사람은 서 있다가 욕망 때문에 쓰러지고 부서져 사라진다.
파리의 개선문을 보고 내 안에 건축할 개선문을 위해 개선의 필요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