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합 앱을 AI로 만들었어요

by보통 팀장

앱스토어에 '사주', '타로', '운세'를 검색해 보면 끝도 없이 쏟아져요. AI가 봐주는 신점부터 역술인 화상 상담까지 그야말로 운세 콘텐츠의 홍수예요.


운세 서비스가 생각보다 돈을 잘 벌고 있다는 사실 아시나요? 이제 AI를 통해서도 무료 운세를 볼 수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사주 앱에 돈을 내고 있어요. 커피 한 잔 값에는 머뭇거리면서도 "너와 나의 궁합" 앞에서는 망설임 없이 결제 버튼을 누르는 거죠.


"사람들은 왜 사주에 돈을 쓰는 걸까요?"


개인적인 생각은 미래를 정확히 점치고 싶어서는 아닌 것 같아요. '희망을 얻고 싶어서', '나와 저 사람이 어떤 사이인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사주를 보는 이유가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저도 새 프로젝트를 사주로 접근했어요. 다만 차별점을 조금 더 궁합에 맞춰보았죠.


수비학이라는 실마리


국내 운세는 크게 두 갈래예요. 동양의 사주명리학과 서양의 타로가 가장 많이 보여요. 최근 쓰레드에서는 태국식 운세가 많이 보이기도 했고요. 명리학은 깊이가 있지만 한자와 용어가 무거워요. 타로는 직관적이지만 보통 카드를 직접 뽑는 방식이라 생년월일 같은 나만의 고유성을 담기엔 애매했고요.


그러다 타로의 뿌리에 있는 수비학을 알게 되었어요. 태어난 날의 숫자를 하나씩 더해 나만의 카드 하나를 뽑아내는 방식이에요. 생년월일만 있으면 고유한 결과가 나오죠. 여기에 누구나 좋아하는 고양이를 얹으면 어떨까 싶었어요. 마법사 고양이, 여황제 고양이, 은둔자 고양이. 22장의 타로 카드를 픽셀 도트 고양이로 바꾸고 두 사람의 숫자가 만나 나오는 144가지 궁합을 설계하기 시작했어요.


여기서 AI를 어떻게 썼냐면요


이 앱도 기획부터 배포까지 전부 AI와 대화하며 만들었어요.


가장 크게 덕을 본 건 데이터였어요. 144가지 조합마다 관계 조언을 하나하나 쓸 수는 없었어요. 그리고 "잘 맞아요" 같은 뻔한 덕담이 나와도 재미가 없죠. 그래서 고양이 성격을 페르소나로 잡아주고 어떤 톤으로 쓸지 기준을 세워 프롬프트를 다듬었어요. AI를 잘 쓰는 건 기준을 얼마나 잘 세우느냐였어요.


캐릭터도 그랬어요. 타로 하면 떠오르는 무겁고 신비로운 이미지를 걷어내고 싶었거든요. 22마리 고양이를 친근한 픽셀 도트로 잡는 방향을 AI와 같이 그려나갔어요. 토스 미니앱으로 올리는 과정에서 생긴 연동 오류도 그때그때 AI와 함께 원인을 좁혀가며 풀었고요.


AI를 활용하지만 무엇을 왜 만들지는 결국 사람의 판단이 중요하다는 걸 이번에도 경험했어요.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처음 가졌던 질문이 보다 잘 정리되었어요.


"사람들은 왜 사주에 돈을 쓰는 걸까요?"


사람들이 운세에 돈과 시간을 쓰는 진짜 이유는 미래가 궁금해서가 아니라 너와 내가 얼마나 가까운지 확인하고 싶어서라는 거예요.


https://minion.toss.im/t0ek0c4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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