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된다는 건

by은수달


마흔은 불혹의 나이라고 공자가 그랬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 마흔은 4대 불안의 시기이다. 고용, 연애, 노후, 그리고 건강. 무엇보다 피부로 크게 다가오는 건 호르몬의 변화로 인한 건강 이상 혹은 감정 기복이다.


바쁘게만 지내다 보니 어느덧 마흔이 훌쩍 넘었고, 꾸준히 운동과 식단 관리를 하면서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원인 모를 질병에 연달아 걸리고, 돌아보니 억울한 일도 많았으며, 무엇보다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걷는 기분이 들어. 온라인 게임을 그만두지 않으면 제 명에 못 살 것 같아.'


대출금을 열심히 갚아가며, 졸음을 참아가며, 업무폭탄을 처리하며 내가 얻은 건 무엇일까. 왜 그토록 치열하게 살아야만 했을까.


'여자로서 감수해야 하는 고통이라도 제발 끝났으면 좋겠다.'


어느덧 폐경에 접어드는 나이가 되었다. 조만간 갱년기 우울증도 찾아올 것이다. 신체적 변화는 우릴 놀랍도록 힘들게 하지만, 받아들이는 순간 내 삶이 된다. 몸 안에서 3센티가 넘는 혹을 발견했을 때 당혹스럽긴 했지만 크게 놀라진 않았다. 친구 부모님이나 지인의 부고를 들었을 때도, 갑작스러운 사고를 목격했을 때도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 않았다.


그래서 각종 은행계좌부터 보험, 주식 등 중요한 서류를 정리해 두었다. 나중을 대비해 상조도 가입하고, 사후기증 신청도 해두었다. 만일 계속 혼자 지내게 된다면 후견인 상속도 고려해 봐야겠지.


앞으로 살아갈 날들, 혹은 내게 주어진 시간이 한 달이 될지 몇십 년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모르기 때문에 막막함을 구체적 행동으로 바꾸어야 하고, 남겨질 사람들을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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