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체질입니다만

by은수달

"저녁 먹고 인강 듣고 잠시 쉬는 중입니다."


지난달에 청소년지도사 과정을 등록한 뒤 하루 2시간씩 인강을 듣고 있다. 총 8과목인 데다 과제부터 시험까지 만만치 않은 과정이다. 자격증을 취득한다고 해서 연봉이 오르거나 당장 부업의 기회가 생기는 것도 아닌데, 왜 하필 지금 공부를 다시 하려는 걸까.


스펙 위주의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학력, 기술, 자격증, 어학점수 중 하나라도 갖추어야 한다. 아무리 자격증을 쉽게 따는 세상이라고 해도 차이는 분명히 있다.


어릴 적부터 필요한 일은 잠자코 했으며, 공부는 하기 싫어도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진득하게 바카라상 앞에 앉아있곤 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공부를 계속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전문직에서 커리어를 쌓는 모습을 막연히 상상했으므로.


본격적으로 슬롯생활을 하면서 공부에만 몰두할 수 있었던 시절이 그리웠다. 힘들어도 결과물이 나오는 공부 혹은 시험에 비해 슬롯생활은 많은 요소를 필요로 한다. 일이 적응된다 싶으면 괴롭히는 동료나 상사가 등장하고, 인간관계가 편해진다 싶으면 직업의 비전을 고민하게 된다.


공부가 체질이긴 하지만, 필기시험 운은 없는 편이다. 공무원 시험도, 자격증 시험도 몇 점 차이로 떨어지곤 했다. 어쩌면 그 길로 가지 말라는 암시였을지도. 그래서 이번엔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예전에 비해 집중력도 떨어지고 물리적 시간도 부족하지만, 내 인생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다. 새삼 공부가 체질이라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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