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이틀이면 멎을 줄 알았는데... 피가 계속 나오네.'
여성의 자궁은 환경 변화나 스트레스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특히 나의 자궁은 모양부터 특이한 데다 남들보다 몇 배는 더 민감한 것 같다.
업무전쟁에서 벗어나 중국여행을 다녀오고 나니 몸과 마음이 탈진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연달아 일이 생겨서 제대로 쉬지 못했는데, 며칠 전부터 몸에서 이상 신호를 보냈다.
몇 년 전, 이사하고 업무 강도가 높아지면서 배란일 출혈이 있었다. 호르몬이 생리로 착각해 출혈이 생긴 거란다. 그 뒤론 생리 주기가 바뀌었고, 가끔 피곤하거나 스트레스가 쌓이면 부정 출혈이 있곤 했다.
하지만 이번엔 양도 많고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어서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자궁근종 사이즈가 커져서 출혈을 일으킨 것 같아요. 간혹 생리가 끝나도 소량의 피가 나오긴 하는데, 이번엔 양이 많아서 약 먹으면서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고기능 우울증에 이어 이번엔 자궁근종이라니. 역시 몸은 거짓말을 하지 못하나 보다.
요즘 회사 분위기가 안 좋아서 눈치 보느라 바쁘다. 하루에도 몇 번씩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얼어 죽을 바카라임감 때문에 쉽게 그만두지도 못한 채 스트레스만 받고 있다.
이름처럼 출혈이 생기면 안 되는 부위나 시기에 출혈이 발생하는 걸 '부정출혈'이라고 한다.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그냥 내버려 두면 통증이나 빈혈을 유발할 수 있어서 빠른 시일 내에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한동안 잊고 지낸 존재가 그만 좀 괴롭히라며 경고장을 보내는 것 같다. 이번에도 지난번처럼 호르몬제로 그치길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