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특별한 날을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하루가 지나갔다
그것이 내 인생의 대부분이었다
아침에 커피를 마셨다
맛은 기억나지 않는다
저녁에 밥을 먹었다
누구와 무슨 말을 했는지도 흐리다
그래서 나는 오늘이 헛되었다고 썼다
장부에 적을 만한 것이 없다
이력서에 올릴 것이 없다
그러나 정직하게 말하자
내가 헛되다고 부른 것은 하루가 아니라
하루에 값을 매기던 내 눈이었다
나는 큰 장면만 인생이라고 믿었다
큰 장면이 어디서 오는지는 묻지 않았다
그것을 받치고 있던 것이
이름 없는 월요일들이라는 사실을
나는 외면하고 싶었다
비겁했다
평범한 날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특별한 날을 견디겠는가
콩밭을 매는 사람은
콩밭이 시시하다고 불평하지 않는다
호미를 쥐고 오늘의 고랑만 본다
나도 이제 고랑만 보겠다
오늘 한 줄을 쓰고
오늘 한 번 걷고
오늘 한 사람에게 제대로 인사하겠다
평범하다는 말은 욕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아직 무너지지 않고
하루를 건너왔다는 말이다
내일도 별일 없기를 바라지 않는다
별일이 있어도 평범하게 건너기를 바란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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