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욕
'마'라는 한 글자의 뿌리를 따라가 보면
두 갈래 길이 나온다.
하나는 '고마', 그만이라는 말이 줄어든 길
다른 하나는 '임마', 이 녀석아라는 말이 줄어든 길
그만두라는 말과
이 녀석아라는 말이
한 글자 안에서 만난다.
"확 마"
부사 하나와 한 글자가 전부인 이 말에는
다음 문장이 없다.
확, 하고 주먹이 올라가고
마, 하고 멈춘다.
때리겠다는 것인지
참겠다는 것인지
말은 끝내 밝히지 않는다.
듣는 사람은 안다.
이 말이 끝까지 가지 않는다는 것
끝까지 가지 않아서 더 무섭다는 것
처음도 끝도 욕처럼 들리지만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
가장 센 말이 가장 짧은 까닭이다.
같은 글자가 사람을 부르기도 한다.
"마, 니 일로 와 바"
화난 얼굴로도, 웃는 얼굴로도
똑같은 한 글자가 건너간다.
그래서 이 말은
경고이면서 호출이고
욕이면서 욕이 아니다.
확은 감정 속도였고
마는 속도에 거는 제동이었다.
가속과 제동이
한 문장 안에 함께 들어 있었다.
확 올라간 것도 마음이었고
마, 하고 내려앉은 것도 마음이었다.
욕은 끝까지 가지 않았고
그래서 사람 사이에 남았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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