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심리학자 버니스 뉴가튼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시계가 하나씩 걸려 있다고 썼다.
몇 살에는 졸업을 하고
몇 살에는 일을 얻고
몇 살에는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시간표
그녀는 그것을 '슬롯적 시계'라 불렀다.
시계가 정한 때보다 앞서면 조급해지고
뒤처지면 어김없이 마음이 움츠러든다.
사람은 자기 속도가 아니라
시곗바늘에 맞춰 스스로를 재고 있었다.
옛이야기 속에서
애나 메리 로버트슨은 일흔 가까이까지
바늘을 들고 자수를 놓으며 살았다.
관절이 굳어 바늘을 쥐기 어려워지자
그녀는 대신 붓을 집어 들었다.
일흔여덟의 일이었다.
사람들은 그녀를 모지스 할머니라 불렀고
여든이 되던 해, 뉴욕의 한 화랑에서
첫 개인전이 열렸다.
그녀의 시계는 분명 늦게 울렸지만
그림 속 겨울 들판과 붉은 헛간은
조금도 늦지 않은 얼굴로 걸려 있었다.
우리는 흔히 말한다.
이제 와서 무슨
이미 늦었는데
하지만 그 말 뒤에 숨은 것은
시간의 부족이 아니라
남의 시계에 맞춘 눈금일 때가 많았다.
늦었다는 느낌은
세상이 내게 내린 판결이 아니라
내가 나를 남의 시간표에 대보고 난 뒤의 쓸쓸함이었다.
나무를 심기 가장 좋은 때는
이십 년 전이었고
그다음으로 좋은 때는 지금이라는 오래된 말은
위로가 아니라 계산에 가깝다.
어제로 돌아갈 수 없다면
오늘이 가장 이른 날이므로
그러니 오늘 밤은
벽에 걸린 시계를 잠시 내려놓자.
늦었다고 생각한 바로 그 자리가
내 첫걸음이 놓일
가장 이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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