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영국의 한 조사는
휴대폰을 손에서 놓친 사람들의
흔들리는 마음을 하나하나 세어보았다.
배터리가 다 닳았을 때
신호가 뚝 끊겼을 때
주머니가 문득 가벼워졌을 때
절반이 넘는 사람이
같은 자리에서 같은 떨림을 겪었다.
사람들은 떨림에 이름을 붙였다.
노모포비아, 휴대폰 없는 두려움
그보다 스무 해 앞서
소비자 연구자 러셀 벨크는
사람과 물건 사이를 오래 들여다보았다.
우리는 가진 것을
곁에 두지 않는다.
조금씩 나라고 부르며
몸 바깥에 나를 걸어둔다.
그는 그것을 확장된 자아라 불렀다.
손에 쥔 것이 나의 경계를 넓히고
넓어진 경계만큼 내가 자란다.
그러니 휴대폰은
손바닥만 한 물건이 아니었다.
사진첩 속 웃음, 저장된 이름들
아직 답하지 못한 안부까지
내가 나를 맡겨둔 작은 방이었다.
주머니를 더듬고
가방을 뒤지고
바카라상 위를 훑고
마음 끝을 헤맨다.
두고 온 것은 물건인데
잃어버린 것은 나 같았다.
현관문을 닫고 세 걸음
문득 비어버린 오른쪽 주머니
누가 나를 찾을까
아무도 나를 찾지 않을까
두 걱정이 번갈아 울렸다.
울리지 않는 전화가
울리는 것만 같던 허벅지
몸은 이미 그 떨림을 외우고 있었다.
두고 온 것은 물건인데
잃어버린 것은 나 같았다.
당신은 묻는다.
그깟 휴대폰 하나 없다고
왜 그렇게 서성이느냐
대답 대신
아무것도 없는 손바닥을 가만히 펼쳐
거기 아직 남아 있는
네모난 온기를 보여준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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