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한 심리학자가
사랑을 다룬 얇은 바카라 속에
짧은 구분 하나를 적어 두었다.
사랑에는 빠지는 사랑이 있고
사랑 안에 서 있는 사랑이 있다.
앞의 것은 한순간이고 뒤의 것은 한평생이다.
빠진다는 말
발이 땅을 놓치고
몸이 기울어 아래로 떨어지는 일
떨어지는 것은 아찔하고
아찔한 것은 눈부시지만
눈부심에는 바닥이 없어서 언젠가 닿는다.
서 있다는 말도 곱씹어 본다.
두 발이 땅을 누르고
무게를 나눠지며 버티는 일
태도(態度)는 그래서 몸의 말이다.
마음이 몸으로 걸어 나와
어떤 모양으로 서 있는지 보여 주는 자세
감정은 파도처럼 밀려왔다 물러가고
태도는 바위처럼 그 자리에서
밀려온 것을 다 받아 낸다.
설레는 날에도 서 있고
시들한 날에도 서 있고
말이 닿지 않는 날에도 서 있는 것
돌보고, 바카라임지고, 존중하고, 알아 가려는 것
프롬이 꼽은 네 가지 손가락은
모두 서 있는 사람의 손
마음이 식었다며 돌아서려던 저녁
식은 마음을 사랑의 끝이라 읽었던 날
그러나 식은 마음 곁에
말없이 서 있던 사람이 있었고
곁에서 다시 두 발을 땅에 내렸다.
사랑이란 불꽃을 지키는 일이 아니라
바람 부는 언덕에 서서
불꽃이 꺼진 자리를 함께 지키는 일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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