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짊어진 무게
자부심이라는 말에는
스스로 자(自)와
짊어질 부(負)가 만나
자신을 스스로 짊어진다는
뜻이 되었다.
누군가 나를 업어준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등에 업는 일
그것이 자부심이었다.
자신감은
오늘 하나를 해낼 수 있다는
가벼운 믿음이지만
자부심은
지금까지 내가 짊어져온 것들을
돌아보았을 때
비로소 차오르는
묵직한 무게
사람들은 자랑스러울 때
어깨를 편다고 말한다.
펴진 어깨 아래에는
실은 오래 짊어져온 것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굽었던 등을
다시 곧게 세우는 일
그것이 어깨를 펴는 일의
진짜 뜻
혼자 힘으로 옮긴 짐을
마지막 계단 위에 내려놓고
가쁜 숨을 고르며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
어깨를 한 번 펴보던 밤
무릎이 떨리고 팔이 저렸지만
무게를
끝까지 내 등으로 짊어졌다는 사실 하나가
조용히
일으켜 세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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