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심리학자 폴 휴잇과 고든 플렛은
사람들이 스스로에게 요구하는 완벽함이
모두 같은 모양은 아니라는 것을 발견했다.
어떤 완벽주의는
자신에게 높은 기준을 세우는 일이었고
어떤 완벽주의는
타인의 시선에 흠 없이 보이려는 일이었다.
앞의 것은 사람을 나아가게 했지만
뒤의 것은 사람을 지치게 했다.
그들은 알아냈다.
실수를 곧 실패로 읽는 마음일수록
불안과 우울에 더 가까이 서 있다.
끝내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견디지 못하고
시작도 하기 전에 멈춰 서곤 했다.
나도 그랬다.
한 문장을 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다시 지웠다.
이만하면 되었다는 말이
가장 어려운 말이었다.
작은 흠 하나가
전체를 무너뜨릴 것 같아서
손에 쥔 것을 놓지 못했다.
하지만 돌아보면
사랑했던 것들은
모두 어딘가 조금씩 기울어 있었다.
삐뚤게 쓴 손 편지
간이 조금 짠 어머니의 국
서툴러서 오래 기억에 남은 그날의 말
완벽은 닿을 수 없는 곳에 있었고
사랑은 늘 불완전한 곳에 머물렀다.
연습은 거창한 일이 아니었다.
오늘은 한 번 덜 고쳐 쓰고
오늘은 조금 덜 다듬은 채로 보내보는 것
틈이 있는 그릇에
비로소 빛이 스며든다는 걸
천천히 배워가는 일
완성되지 않은 채로
하루를 내보내기로 한다.
부족한 그대로도
나는 충분히
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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