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나를 용서하는 법

by은파랑

2010년, 캐나다 칼턴대학교 심리학자 마이클 월은
시험을 앞두고 공부를 미룬 학생들을 지켜보았다.

첫 시험을 망친 학생들 가운데
어떤 이들은 스스로를 꾸짖었고
어떤 이들은 스스로를 용서했다.

두 번째 시험이 다가왔을 때
그는 발견했다.
자신을 용서한 학생들이
오히려 덜 미루었다.

벌을 받은 마음은
같은 자리에서 더 오래 머뭇거렸고
용서받은 마음은
다음 걸음을 떼었다.

용서는 면죄가 아니었다.
잘못이 없었다고 말하는 일이 아니라
잘못이 있었다고 인정하고도
앞으로 걸어가는 일이었다.

나는 어제의 나를 오래 붙들고 있었다.
그때 말하지 않았던 나
그때 참지 못했던 나
그때 도망쳤던 나

돌아보면
어제의 나도 최선이었다.
그날 내가 가진 것으로
그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아는 만큼만 알았고
견딜 만큼만 견뎠다.

용서한다는 것은
어제의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는 일이었다.
그때는 몰랐을 뿐이라고
그래도 여기까지 데려와 주어 고맙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알고 있다.
조금은
어제의 내가 지나왔기에 얻은 것이다.

나는 오늘
어제의 나를 놓아주기로 한다.

미워하던 손을 풀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한다.

수고했다.
이제 내가 이어서 걸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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