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발견하다

by은파랑

아프다는 말에는
문이 두 개 있다.

하나는 몸으로 이어지고
하나는 마음으로 이어진다.

같은 말인데
전혀 다른 집으로 들어간다.

몸이 아플 때는
금방 안다.
열이 나고 욱신거리고
몸이 먼저 소리를 낸다.

하지만 마음이 아플 때는
한참 뒤에야 안다.
웃고 있던 날들을
다 지나고서야
그날이 아팠다는 걸 깨닫는다.

동의보감은 오래전에 적어두었다.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則不痛 不通則痛)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

아픔은 벌이 아니었다.
막힌 곳을 알리는
몸과 마음의 오래된 언어였다.

피가 통하지 않으면
저리고

말이 통하지 않으면
외롭고

마음이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

몸의 아픔은
손을 가져다 대면 알 수 있지만

마음의 아픔은
한참을 더듬어야
겨우 자리를 찾는다.

오래 눌러두었던 그 자리를
가만히 짚어본다.

거울 앞에서 멍든 자리를 발견하듯
오래 아팠던 자리 하나를
조용히 발견한다.

아, 여기였구나.

이제는 안다.
아픔은 숨기는 것이 아니라
찾아내야 하는 것

찾아야
비로소
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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