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말, 코넬 대학교 심리학자 토머스 길로비치는
학생들에게 티셔츠 한 장을 입혔다.
가수 얼굴이 크게 박힌
조금은 민망한 티셔츠였다.
학생들은 얼굴을 붉히며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속으로 어림해 보았다.
지금 몇 명이 나를 봤을까
그들은 절반쯤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눈여겨본 사람은
네 명 중 한 명에 불과했다.
길로비치는 그것을
스포트라이트 효과라고 불렀다.
누구나
자기 삶이라는 무대 한가운데 서 있어서
작은 얼룩 하나도
조명 아래 놓여 있다고 느낀다.
그러나 객석은 대개 비어 있었다.
저마다 자기 무대의 조명을 견디느라
남의 무대를 볼 여유가 없었다.
그런 날들이 있었다.
말을 더듬은 회의가 끝난 뒤
밤새 그 장면을 되감았고
한 번 어긋난 인사를
며칠 동안 곱씹었다.
부끄러워한 순간들은
내 안에서만 오래 상영되었다.
사람들은 이미
다른 이야기 속에 있었다.
시선에서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시선을 없애는 일이 아니다.
시선의 크기를
있는 그대로 다시 재어보는 일이다.
거울 속 나를 열 배로 키우던 눈을
조금씩 제 크기로 돌려놓는 연습이다.
오늘도
문을 열고 들어간다.
누군가 나를 본다 해도
그것은 잠깐의 스침일 것이다.
그런 가벼움 속에서
한 걸음을
조금 더 편하게 내디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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