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망

원하는 순간, 나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by은파랑

1993년, 심리학자 켄트 베리지와 테리 로빈슨은
쥐의 뇌를 들여다보며
이상한 질문 하나를 품었다.

무언가를 원하는 마음과
그것을 실제로 좋아하는 마음은
같은 감정일까?

실험 끝에 그들은 알아냈다.
도파민은 좋아함의 신호가 아니라
원함의 신호다.

도파민 회로를 자극하자
쥐는 먹이를 향해 더 필사적으로 달려갔지만
정작 먹이를 먹는 표정은
조금도 더 즐거워지지 않았다.

원함과 좋아함은
서로 다른 길을 따라
뇌 속을 흐르고 있었다.

그것이 갈망의 정체였다.

갈망은 손에 넣는 기쁨이 아니라
아직 손에 넣지 못했다는
거리 자체에서 태어나는 감정이었다.

그래서 사람은 때때로
가진 것의 기쁨보다
갖지 못한 것의 열망으로
더 오래, 더 멀리 걸어갔다.

원하는 마음이 가장 뜨거울 때는
바로 그것이
아직 내 것이 아닐 때였다.

베리지는 이렇게 말했다.
원함은 좋아함 없이도 존재할 수 있지만
좋아함은 결코
원함 없이는 시작되지 않는다.

그러니 갈망이란
사랑이 도착하기 전에
먼저 켜지는 불빛이었다.

불빛을 따라 걷다가
막상 그 자리에 도착했을 때

우리가 종종 허전함을 느끼는 이유는

갈망이 원래
그 자리에 머물도록
만들어진 감정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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